국정감사장에서 드러난 사법부 갈등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이 국정감사 무대에서 다시 불붙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세워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과 재제청 거부를 문제 삼으려 했는데요. 실제로 조 대법원장은 국감에 출석했지만 약 1시간 만에 자리를 떠나며 질의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여당은 이를 두고 사법부 독립을 훼손하는 선례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대로 민주당은 판결과 재제청 거부가 정치적 논란을 낳은 만큼 국회가 따져 물어야 할 사안이라고 맞섰습니다. 국정감사가 권력 견제의 장인지, 사법부 압박의 장인지를 두고 해석이 갈리는 대목입니다.
증인 명단에서 갈린 여야
김현지 청와대 부속실장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습니다. 국민의힘은 김 부속실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려 했지만, 민주당이 국감 직전 그를 부속실장으로 발령하며 출석을 막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야당은 2년 연속 방탄이 이뤄졌다고 비판했는데요.
반대로 민주당은 김승원 의원 관련 신약 청탁 의혹 증인 채택에도 반대했습니다. 검찰 수사에서 위법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쟁점이 되는 증인들이 대거 빠지면서 국정감사가 맹탕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대법관 재제청, 헌법이 남긴 빈틈
더 근본적인 갈등은 대법관 재제청 문제에 있습니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원장의 제청, 국회 동의, 대통령 임명이라는 절차를 정하고 있는데요. 대통령의 거부권이나 재제청 요구권은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을 거부하면서 청와대는 재재제청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습니다. 양측이 서로 위헌이라며 맞서는 사이, 관례였던 협의 절차도 멈춰 섰습니다. 정치권이 이 사안을 진영 대결의 소재로 삼을 경우 대법관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내년 6월 조 대법원장 임기 종료까지 공백을 감수해야 한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