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짚은 지붕의 균열
지붕을 떠받치는 철골이 휘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21일 '다중 이용 체육시설 안전관리 실태' 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전국 25개 대형 체육시설 가운데 14곳에서 시설 결함과 부실한 안전 관리가 확인됐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고척스카이돔입니다. 지붕 철골 트러스 연결부 466개 중 23개가 100~178mm가량 찌그러진 상태였는데, 시공오차 기준인 15mm를 훨씬 넘는 수준입니다. 2024년 6월 보강 공사를 했는데도 지지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입니다.
인천문학경기장도 비슷합니다. 지붕을 지지하는 철골 부재 5,578개 중 50개가 손상됐는데, 2025년과 2026년 점검에서는 '양호'로 평가돼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브라켓 균열 이후 300개 중 89개만 보강한 채 나머지를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고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내부 찜질방 불가마의 120톤 하중이 정밀안전진단에 반영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서울시의 반박, "이미 보강했다"
서울시는 곧바로 해명에 나섰습니다. 고척돔은 2024년 6월 정기점검에서 꺾인 트러스 23개를 확인한 뒤, 영향을 받는 주변 74개까지 포함해 총 97개에 강판을 덧대는 보강을 지난 3월 마쳤다는 겁니다. 시공사 의견만 듣고 공사를 진행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도 선을 그었습니다.
시는 지난 8월 계측기 29개를 붙인 인공지능 기반 실시간 감시 체계를 구축했고, 현재까지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달 한국강구조학회에 보강 방식의 적정성을 검증 의뢰할 예정입니다. 잠실종합운동장 캔틸레버 구조물도 7월부터 정밀안전진단이 진행 중이고, 풍동실험으로 풍하중이 적정하다는 결과도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천시 역시 방치한 게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2024년 12월 개보수계획을 세웠고 감사원 지적을 설계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으며, 2027년 상반기부터 순차 보수에 들어간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2028년 이전에 보강을 마치지 못한 점은 인정했습니다.
남은 건 검증과 일정
쟁점은 결국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보강이 실제로 충분한지, 그리고 그 검증이 언제 끝나느냐는 문제입니다. 감사원은 연말 대규모 공연과 프로야구 일정을 앞두고 신속한 보완을 요구하고 있고, 지자체는 외부 학회 검증을 거쳐 답을 내겠다는 구도입니다.
사실 체육시설 안전 문제는 구조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수도권 공공수영장 22곳 중 9곳에서 잔류염소가 기준치에 못 미쳤고, 용인 수영장에서는 염소 투약 장비 고장으로 대장균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습니다. 수만 명이 몰리는 공간의 안전 관리는 결국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갈리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