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강조 현장에서 반복된 사고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8시간 만에 진화됐습니다. 사고 현장은 지난해 근로자가 숨진 사건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안전 대책을 촉구했던 바로 그 공장입니다. 대통령의 현장 점검과 주문이 있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중대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관리 시스템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화재는 2월 3일 오후, 시흥시 소재 공장 3층 식빵 생산라인에서 시작됐습니다. 소방당국은 신고 7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펌프차 등 장비 50여 대, 인력 130여 명을 긴급 투입했습니다. 당시 3층에 있던 12명의 작업자 중 10명은 스스로 대피했고, 2명은 소방대원에 의해 옥상에서 구조됐습니다. 그러나 40대 여성을 포함한 3명의 근로자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행히 모두 경상으로 확인됐습니다.
스프링클러 없는 공장과 확산된 불길
화재 초기 대응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스프링클러의 부재였습니다. 현장에는 옥내 소화전 설비는 있었지만, 자동으로 물을 뿌려 초기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스프링클러는 설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소방 관계자는 해당 건물이 법적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초기 진화 실패와 화재 확산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큰 불길은 4시간 만에 잡혔지만, 건물 옥상 철근이 무너져 내리며 잔불 정리 작업이 길어졌고, 총 진화 시간은 8시간에 이르렀습니다.
근로자들은 화재 발생 당시 '펑' 하는 폭발음이 들렸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진술과 현장 증거를 토대로 합동 감식을 실시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또한, 지난해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와 연관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이 공장은 2024년 50대 근로자가 생산라인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후,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 "안전은 투자이지 비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던 곳입니다.
끊이지 않는 SPC 안전 사고와 향후 쟁점
이번 사고는 SPC그룹 내에서 발생한 유일한 사고가 아닙니다. 과거에도 평택 제빵공장과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유사한 안전사고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연이은 사고는 개별 공장의 문제를 넘어 그룹 차원의 안전 문화와 관리 시스템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사고 직후 SPC삼립 측은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관계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제 향후 관건은 명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조치가 될 것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금, 사용자의 안전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경영진에 대한 책임 문제는 피해 갈 수 없습니다. 또한, 법적 최소 기준만을 준수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예방 안전 장치(如 스프링클러)의 도입 필요성도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사고 수습을 넘어, 대통령이 직접 안전을 주문했던 기업에서 왜 동일한 안전 실패가 반복되는지에 대한 사회적 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