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은 뛰고 강남은 주춤
8월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극명한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14% 올랐는데요. 중랑구(2.25%), 성북구(2.08%), 노원구(1.95%) 등 강북권이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반면 강남구와 서초구는 2주 연속 하락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사실 이런 양극화는 최근 세제개편안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입니다. 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강남권 집주인들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강남 3구의 매물 증가분이 서울 전체 증가분의 48%에 달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합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올해 초 42억 원에 거래되던 전용 84㎡가 최근 33억 7천만 원짜리 매물로 나왔고,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도 5월 신고가보다 9억 원 이상 낮은 가격에 실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보유세 부담에 쏟아지는 매물
당연히 강남권 집주인들의 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초구와 강남구 아파트값은 각각 0.09%, 0.05% 하락했으며 낙폭도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체감상 최고가 대비 호가가 약 5% 낮아지는 추세인데, 보유세를 감당할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소유자들이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 나오면서 가격 조정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강북권과 일부 중저가 단지는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세 부담과 대출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들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와 성북구 삼선동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 등에서 각각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는데, 이른바 '덜 똘똘한 한 채'가 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셈입니다.
'덜 똘똘한 한 채'가 뜬다
물론 서울 아파트 시장 전체를 녹록하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17.8로 기준선인 100을 웃돌아 상승 전망이 우세하지만, 벌써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지만, 그 강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전세 매물 감소로 인한 매매 전환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중저가 아파트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강남과 강북, 고가와 중저가 사이에서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금 부담에 취약한 강남권은 조정을 받는 반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강북권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며 오름세를 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양극화가 지속될지, 아니면 새로운 균형을 찾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