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데이터센터 증설 열풍을 불러왔습니다. 이로 인해 서버와 컴퓨터의 핵심 부품인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가격이 두 달 새 4~5배나 뛰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 같은 반도체 가격 폭등은 노트북과 휴대폰 등 일반 소비자용 전자제품 가격으로 직접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이 제일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비자들은 구매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입니다.
폭등한 가격의 핵심은 데이터센터
AI 학습을 위해서는 고성능 GPU와 CPU를 탑재한 서버가 대량으로 필요합니다. 이러한 서버의 핵심 부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도 메모리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실리콘 웨이퍼 같은 핵심 원자재 대부분이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에 투입되면서 일반 D램 공급은 더욱 줄어들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관련 수요가 최소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소비자용 전자기기 가격도 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발길 끊긴 전자상가
가격 상승의 영향은 소비자 행동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물가 상황과 맞물려 소비자들은 고가의 전자제품 구매를 망설이거나 지출을 줄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광주 최대 복합상가인 금호월드 전자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런 추세를 단면적으로 보여줍니다. 과거 전자제품 구매의 중심지였던 이곳은 최근 AI 열풍으로 인한 부품 가격 급등이 매출 감소로 직결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전자상가를 찾는 발길이 뚝 끊긴 겁니다. 조립 PC와 노트북 가격이 작년 10월 대비 각각 50%, 45% 가량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에너지 소비와 지속 가능성의 고민
AI의 폭발적 성장은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를 넘어 에너지 자원의 대규모 소비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연산을 위해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며, 성능이 향상될수록 필요한 전력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량이 약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에서는 이미 전기요금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인프라 확충 비용이 주민 부담으로 전가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녹색전환연구소 김병권 소장은 AI 기반 대형언어모델(LLM)이 에너지 소비량 증가와 성능 향상이 비례하기 때문에 에너지 확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독일은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의무화하는 에너지효율법을 통과시킨 바 있으며, 한국에서도 지속 가능한 AI 발전을 위한 국가적 정책 수립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