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터 환영의 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상무대로 일부 구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리는 명예 도로명 주소를 부여하려 하고 있습니다. 두 기업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총 895조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원하는 차원인데요. 광산구 구간 5.8km에 해당하는 주소가 부여될 예정이며, 기존 기아로나 삼성로처럼 지역 경제 기여를 인정받은 사례를 따르는 겁니다.
민형배 시장은 정부와 함께 투자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력망 구축 행정 절차를 앞당기고 용수와 교통 등 필수 기반 시설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화려한 투자 소식과 함께 지역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이면에서는 물 공급을 둘러싼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용수 확보 뒤에 숨은 주민들의 불안
반도체 팹 4기를 가동하려면 하루 65만 톤의 물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동복댐 증고와 기존 댐 용도 전환, 하수 재이용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동복댐 벽을 15m 높이는 과정에서 화순과 담양 일대 마을들이 수몰 위기에 처했습니다. 해당 주민들은 사업 범위나 보상 방안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프라 구축이 지역 사업에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172억 원이 투입된 화순적벽 관광개발 사업은 댐 증고로 부지가 수몰될 것으로 보여 중단되었는데요. 이미 일부 예산이 소진된 상태라 지역 사회의 상실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가 지역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일부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생겼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가뭄에 취약한 수자원 계획
전문가들은 기존 수자원에 의존하는 용수 확보 방식이 가뭄 대처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사실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극심한 가뭄 당시 동복댐과 주암댐의 저수율이 급락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 가뭄 상황에서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가수도기본계획 재검토 주기를 단축하고 하천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제도적 정비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나주댐 농업용수를 대체할 영산강 하천수의 안정성 검증이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성공하려면 투자 환영만큼 주민 갈등 해소와 수자원 안정성 확보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