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 현장은 준비 중인데 예산은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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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8일 오후 6:48

발행: 2026년 3월 18일 오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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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전국 시행을 앞둔 통합돌봄 제도에 대해, 지자체들은 병원과의 협약 체결 등 현장 준비에 분주하다. 그러나 실제 서비스에 투입 가능한 예산은 지자체당 평균 2억 9천만 원에 불과해 실질적 서비스 제공과 지역 간 격차 해소에 대한 우려가 크다. 전문가와 시민사회는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돌봄기금 신설 등 재정 구조의 근본적 개편을 촉구하고 있다.

시행 열흘 앞, 현장은 분주하다

3월 27일, 전국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본격적으로 시행됩니다. 노인,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병원에서 퇴원한 후에도 살던 곳에서 의료와 요양, 일상 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요. 시행을 코앞에 둔 지난주, 여러 지자체는 분주했습니다. 창원시는 읍·면·동을 직접 점검하며 현장 준비 상황을 챙겼고, 울산 남구와 부산 동구, 기장군 등은 관내 주요 병원들과 협약을 잇달아 체결했습니다. 계룡시는 민관이 함께하는 협의체를 확대 구성하는 등, 말 그대로 ‘현장’은 제도 정착을 위해 발벗고 나선 모습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단 한 가지, 예산이다

이 모든 준비 작업 뒤에 도사리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돌봄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할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죠. 올해 통합돌봄 총예산 914억 원에서 인건비 등 기반조성 비용을 제외하면, 실제 서비스에 쓸 수 있는 금액은 약 620억 원에 불과합니다. 이를 전국 229개 시·군·구에 나눠보면 지자체당 평균 약 2억 9천만 원 꼴입니다. 하루에 약 80만 원 꼴의 예산으로 복잡다단한 돌봄 서비스를 운영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한 국회 토론회에서는 “이 정도면 서비스 확충 예산이라기보다 시범사업 예산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예산 부족은 단순히 금액 문제를 넘어, 지역에 따라 돌봄 서비스의 질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돌봄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재정 기반이 취약한 지자체일수록 제대로 된 인력과 인프라를 갖추기 어려워, 결국 주민이 사는 지역에 따라 받는 돌봄의 수준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죠.

재정 안정화 없이는 지속불가능하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전문가, 정치권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한결같습니다.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하라는 요구입니다. 돌봄과미래 등 53개 단체는 내년도에만 약 1조 4천억 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촉구했고, 여러 토론회에서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국가 차원의 ‘돌봄기금’(가칭)을 신설하자는 제안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현재 통합돌봄 재원은 정부 예산, 건강보험, 지자체 예산 등으로 너무 분산되어 있고, 법에도 재원 마련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매년 예산 편성 시마다 불확실성이 따라다닌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통합돌봄이 단순한 정책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실질적인 서비스가 되려면 재정 구조의 근본적인 개편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진단입니다. 27일의 시행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제도의 참된 성공은 뒤따라올 재정과 인프라에 대한 국가의 확고한 의지와 투자에 달려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