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나의 파우스트' 소유권 분쟁…김우중 전 회장 부인, 188점 중 3점 승소

재n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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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7월 18일 오후 2:01

발행: 2026년 7월 18일 오후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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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이 백남준 '나의 파우스트' 소유권 분쟁에서 김우중 전 회장 부인 정희자 씨에게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정 씨가 청구한 188점 중 '나의 파우스트' 2점과 폴케 작품 1점 등 총 3점의 소유권만 인정됐으며, 나머지 185점은 구매 증거 부족으로 기각됐습니다. 우양산업개발이 항소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판결은 미술품 소유권 분쟁에서 증빙 자료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188점 중 3점만 소유권이 인정된 이유

서울중앙지법이 최근 백남준의 대표 설치작 '나의 파우스트'를 둘싼 소유권 분쟁에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 정희자 씨에게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정 씨가 반환을 요구한 미술품은 모두 188점이었는데, 법원이 소유권을 인정한 것은 고작 3점에 불과했습니다. 인정된 작품은 백남준의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혼성' 두 점, 그리고 독일 작가 지그마르 폴케의 작품 한 점입니다.

나머지 185점이 기각된 이유는 명확합니다. 재판부는 해당 작품들이 정 씨가 직접 구매했다는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미술관 측은 소장품 코드 'M'이 소유자 표시가 아니라 임시 분류 기호일 뿐이라고 주장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반면 인정된 3점은 큐레이터와 화랑 대표, 그리고 정 씨의 옛 비서실 직원 등 다수의 증언과 2014년 우양산업개발에 보낸 공문 등 구체적 증거가 뒷받침됐습니다.

30년 만의 공개 뒤에 숨겨진 법적 공방

이번 분쟁의 핵심 작품인 '나의 파우스트'는 백남준이 1989년 미국 신시내티에서 괴테의 '파우스트'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연작입니다. 특히 '경제학'은 높이 3.1m의 텔레비전 제단에 세계 각국의 지폐와 동전을 장식한 대형 설치작으로, 기술과 자본, 인간 삶의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1992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이후 30여 년 만에 지난해 경주 우양미술관 재개관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반에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정희자 씨는 1991년 아트선재미술관을 설립했고, 이후 대우그룹 해체 과정에서 우양산업개발이 미술관을 인수하면서 작품들의 반환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정 씨는 경주 힐튼호텔과 우양미술관에 전시 및 보관 중인 188점이 자신의 소유라며 지난해 7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이 중 소유권 이전 과정이 명확한 3점에 대해서만 반환을 명령했습니다.

남은 185점과 항소심 쟁점

우양산업개발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진행 중입니다. 결국 이 사건의 최종 마무리는 2심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고, 그 결과에 따라 나머지 185점의 향방도 갈릴 수 있습니다. 미술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단순한 소유권 분쟁을 넘어 중요한 선례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술품 거래에서 계약서와 구매 증빙, 보관 기록의 신뢰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특히 기업가나 재단을 통해 수집된 작품들이 경영권 변경이나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소유권이 흔들리는 일이 적지 않은데요. 이번 판결은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코드나 관행적 보관만으로는 부족하며, 명확한 구매 사실 입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시켜 줬습니다.

정희자 씨는 판결에 따라 3점의 작품을 회수할 예정이며, 우양미술관은 남은 작품들의 전시와 보존 방안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입니다. 30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백남준의 걸작이 앞으로 누구의 품에서 관람객을 맞이할지, 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