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1위 오명 벗을 수 있을까
정부가 2030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을 18.9명 이하로 낮추는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확정했습니다. 한성숙 국무총리가 주재한 자살예방정책위원회에서 나온 이번 계획의 목표치는 2024년 29.1명에서 33.3%를 줄이는 수준입니다. 자살을 더 이상 개인이나 특정 부처의 문제가 아닌 국가 전체의 책임으로 규정한 것이 핵심입니다.
실제로 지표는 조금씩 움직이고 있습니다. 2025년 자살률은 27.8명으로 소폭 낮아졌고, 올해 1~7월 자살사망자는 743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3% 줄었습니다. 다만 한국은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지자체 성적표, 공개가 답일까
이번 계획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시군구별 자살률과 예방 활동을 매년 공개하는 방안입니다. 성적표가 공개되면 지역 이미지나 집값에 부담이 갈 수 있지만, 복지부는 생명 보호가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우수 지자체에는 포상금과 맞춤형 사업비가 지원됩니다.
책임 소재도 분명히 했습니다. 각 지자체 부단체장을 자살예방관으로 지정하고, 청소년은 교육부, 채무 취약층은 금융위원회, 감정노동자는 고용노동부가 맡는 식으로 위험군별 책임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중앙과 지방이 역할을 나눠 실적을 평가받는 구조로 바뀐 셈입니다.
현장 대응과 남은 과제
보건복지부 산하에는 경찰·소방이 함께 근무하는 국가자살대응실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문을 엽니다. 자살예방센터 인력은 센터당 5명에서 7.1명으로 늘고, 입원하지 않은 자살시도자에게는 최대 24시간 일시보호와 상담이 제공됩니다. AI로 자살 동기를 7가지에서 27가지로 세분화하고 위험군을 미리 찾아내는 예측 체계도 도입됩니다.
정신응급 집중치료 병상은 391개에서 2030년 2000개로 확대되고, 자살시도자 치료비 한도는 10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오릅니다. 고위험자에게는 30만 원 규모의 긴급생계비도 지원됩니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10대 청소년 자살률은 2024년 372명에서 2025년 399명으로 7.3% 늘어 사망원인 1위에 올랐습니다. 전국 지자체 68곳에는 자살 유족 자조 모임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계획이 실제 생명을 구하는 성과로 이어질지는 현장에서 검증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