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만의 폭우에 쑥대밭 된 거제…654mm의 기록과 주민들의 눈물

뉴천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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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8일 오후 3:32

발행: 2026년 8월 18일 오후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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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에 200년 만의 기록적 폭우(654.3mm)가 쏟아져 주택과 상권이 침수되고 산사태로 인명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기상청은 고온다습한 공기 유입과 기압계 정체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는데요. 피해가 커진 가운데 상인들은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요구하고 있으며, 인접 사천시의 선제 대응 사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쑥대밭 된 마을, 태풍 때보다 심각한 피해

경남 거제시 연초면 죽전마을의 새벽은 물에 잠겼습니다. 빗물이 주택 지붕까지 차오를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고, 윤봉일 이장은 가슴팍까지 차오른 물살을 뚫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 등 5명을 구조했습니다. 30년 넘게 마을에 산 김동희 씨는 태풍 매미 때도 이렇게 집이 잠긴 적은 없었다며 망연자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번 폭우로 지역 전반에 170여 명이 대피하고 마을 2곳에서 130여 명이 구조되는 등 비상이 걸렸습니다.

안타깝게도 인명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거제 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산사태가 터져 1층이 매몰되면서 20대 조선소 직원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최근 걸그룹 리센느의 방문으로 유명해진 덕포해수욕장 역시 토사가 유실되고 워터파크가 붕괴되는 등 관광지 기능을 잃었습니다. 주민들이 겪은 이번 재난은 과거 태풍 때보다 더 참혹한 상황이었습니다.

654mm, 하늘이 쏟아부은 이유

거제에는 하루 동안 654.3mm의 비가 내렸습니다. 1972년 기상관측 시작 이래 거제에서 가장 많은 하루 강수량이며, 기상청이 관리하는 전국 97개 종관기상관측지점 가운데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기상청은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수증기량이 70mm를 웃돈 것이 폭우의 서막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5km 상공의 기압골이 하층 남풍과 만나 상하층이 결합한 저기압이 발달했고, 동쪽의 강한 고기압이 이 저기압의 이동을 지연시키면서 폭우가 길어졌습니다. 여기에 거제도 내 해발 500m가 넘는 산들이 비구름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례적인 654mm 뒤에는 수증기의 대량 유입과 기압계의 복잡한 뒤엉킴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복구 현장의 눈물과 선제 대응의 교훈

거제 최대 상권인 고현동은 토사와 흙탕물로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한 신발 가게는 물품의 99%를 폐기해야 했고, 문구점 역시 허리 높이까지 침수되어 상품의 70%가 쓸모없어졌습니다. 상인들은 더운 날씨 속에서 흙탕물을 퍼내며 복구에 나섰지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별재난지역 지정과 정부 차원의 실질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인접한 사천시는 458mm의 폭우에도 인명 피해를 막았습니다. 사천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위험지역 주민 41명을 사전 대피시켰으며, 298명의 공무원이 24시간 비상근무를 서며 29건의 시설 피해를 신속히 복구했습니다. 인명 피해를 막은 곳과 그러지 못한 곳의 차이는 선제 대응과 주민 대피에 있었습니다. 거제를 비롯한 피해 지역의 빠른 복구와 체계적인 재난 지원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