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해에서 불붙은 새 불씨
2026년 7월 25일, 카스피해에서 폭음이 울렸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장거리 드론으로 이란 관련 선박을 공격한 것인데요. 이 사고로 이란 선원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란의 군수 물자를 운반하던 러시아 선단을 타격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란은 이를 국가 테러로 규정하고 나섰습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의 사주를 받은 우크라이나의 행위라며, 이는 명백한 유엔 헌장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젤렌스키 정권을 '무임승차자'라 칭하며,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죠. 이란은 테헤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소환하는 등 외교적 항의도 이어갔습니다.
두 전쟁이 만나는 지점
이번 사건은 그동안 간접적으로 얽혀 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이 직접적인 무력 충돌로 이어진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사실 이란은 그동안 러시아에 드론과 미사일 부품을 공급하며 전쟁에 깊이 연루되어 있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이에 맞서 장거리 드론 사거리를 1600km 이상으로 늘리며 과거 안전지대였던 카스피해까지 공격 범위를 넓혔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번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이란과 입장을 같이했습니다. 양국은 이번 사태가 해상 무역로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국가 안보를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중동 내 미군 기지 위성 정보를 이란에 넘겼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두 갈래 전쟁이 정보와 무기를 주고받는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확산되는 전선과 외교적 시계
문제는 카스피해뿐만 아니라는 점입니다. 홍해에서는 이란 연계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석유시설을 공격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카스피해와 홍해, 호르무즈 해협이 잇는 이란 포위망이 다층적으로 형성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불안감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과 이란 사이에는 아직 외교적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미국은 약 2주간의 공습을 멈추고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었는데요. 이 영향으로 국제 유가는 5% 넘게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이 미국과 이란의 협상 타이밍을 어지럽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테헤란에 압박을 가해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한 것일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당연히 국제사회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도 이번 공격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고, 전쟁의 불길이 중동에서 유럽, 나아가 세계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향후 어떤 형태로든 카스피해의 이 불씨가 주요 해상로와 중동 외교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