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덮친 원전 현장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는 무더위로 원전 냉각용 해수 온도가 높아지자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잇따라 현장 점검에 나섰는데요. 원전 안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인 해수 온도가 기준치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원안위는 지난 5일 관계기관과 영상회의를 통해 폭염 대응 현황을 1차로 살핀 뒤, 6일에는 최원호 위원장이 직접 경북 울진 한울원자력본부를 찾아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냉각수 온도가 안전의 기준
원전은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막대한 열을 식히기 위해 해수를 냉각수로 활용합니다. 사실 해수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열교환기의 성능이 떨어지고, 발전 효율 저하는 물론 설비에도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이번 점검에서 원안위는 이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핵심 냉각 설비인 열교환기와 온도계측기의 건전성을 중점적으로 확인했습니다. 또한 해수 온도가 상승할 경우 즉각 가동될 비상대응체계가 적절히 작동하는지도 면밀히 살폈습니다.
한수원 역시 지난 7일 고리원자력본부를 찾아 폭염 취약 현장을 긴급 점검했습니다.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발전설비 운영 상태를 살피고, 전력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선제적 대응을 강조했는데요. 무더위 속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수급은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라서 현장의 긴장감은 높을 수밖에 없겠죠. 주제어실에서 근무하는 교대 근무자들을 찾아 어려움을 묻고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현장 사람들의 안전도 과제
설비 관리 못지않게 중요한 건 사람의 안전입니다. 원안위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을 방문해 작업자들의 온열질환 예방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했습니다. 폭염 단계별 작업 제한, 휴게시설 운영, 냉방 물품 제공 등 현장의 세부 사항을 하나하나 살폈고, 작업자들의 건강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한수원은 근무자 보호를 위해 정부 안전보건 강조기간이 끝난 뒤에도 자체적으로 8월 31일까지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고리원전에서는 무더위 쉼터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들었는데요. 발전소 안전은 결국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이 확보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겁니다.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현장 중심의 선제적 대응을 통해 종사자를 지키고 국민에게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인 재난이 아닌 일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원전 운영 주체와 규제 기관 모두 해수 온도 상승이라는 새로운 변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현장 중심의 세심한 배려를 동시에 강화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