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은 치밀하게 짜여졌다
지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음료 테러' 자작극을 꾸민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전 후보는 범행 전날인 4월 26일, 10년 지기 헬스 트레이너 A 씨와 함께 헬스장 CCTV에 포착된 가운데 휴대전화로 장소를 검색하며 구체적으로 모의했습니다. 이튿날 유세 현장에서 음료를 맞고 쓰러지는 연기를 한 거죠.
수사 범위는 빠르게 넓어지고 있습니다. 음료를 던지는 순간을 정확히 촬영한 인물이 정 전 후보 아버지 회장이 재직 중인 그룹 계열사 직원으로 밝혀졌고, 범행 전후 렌터카 블랙박스 영상만 삭제된 점도 확인됐습니다. 캠프 압수수색 결과 정 전 후보가 입원 중임에도 가해자 이름을 검색한 기록이 나와 단순 개인 범행을 넘어 캠프와 가족 기업까지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선거 전 인지 사실이 쟁점
국민의힘은 경찰이 선거 전부터 자작극 정황을 파악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주진우 의원은 정 전 후보가 5월에 이미 자백했고 그 내용이 경찰청을 거쳐 청와대까지 보고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담당 경찰 지휘라인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고발한다고 발표했고,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 추진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자작극 사실이 선거 전에 공개됐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며 부산 시민의 참정권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정 후보가 당에 알렸을 리 없고, 경찰로부터도 공식 통보가 없었다며 전면 부인했습니다. 한 의원이 '투표권 강탈'이라는 표현을 지속적으로 쓰는 건 다른 정치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덧붙이며 정치적 공방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선거 결과 흔들린 보수의 성표
6·3 부산시장 선거 결과는 전재수 민주당 후보 50.52%,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47.90%, 정 전 후보 1.56%였습니다. 국민의힘은 자작극으로 동정심을 얻은 정 후보가 보수 표심을 분열시켜 박형준 후보의 낙선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백 후에도 선거 운동을 계속한 점과 가짜 목 깁스를 하고 유세를 돌았다는 점이 핵심 비판 대상입니다.
경찰 측은 당시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고, 후보가 진술을 바꿀 경우 발생할 혼란을 우려해 신중을 기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앞으로 경찰의 자작극 인지 시점, 캠프와 가족 기업의 조직적 가담 여부, 그리고 박형준 후보의 낙선과 자작극 사이의 인과관계가 수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