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산공단 뒤덮은 검은 연기
14일 오전 9시 41분, 울산 울주군 온산읍 학남리의 화학제품 제조공장에서 큰불이 시작됐습니다. 톨루엔을 200리터 드럼통으로 옮기던 중 불이 붙었고, 폭발음이 5∼6차례 이어졌는데요.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시너, 아세톤, 에탄올 등이 담긴 옥외 저장탱크 7기로 번졌습니다.
저장 가능 물량은 16만 8천 리터에 달했습니다. 공장 관계자와 인근 공사현장 작업자 약 7천 명이 긴급 대피했지만,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검은 연기가 산업단지 하늘을 뒤덮으면서 주변 도로도 통제됐습니다.
국가소방동원령까지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불길이 확산할 우려가 커지자 10시 4분 대응 1단계, 10시 17분 1차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렸는데요. 부산과 대구, 경남에서 고성능 화학차 등이 추가 투입됐고, 2차 동원령으로 대용량 방사시스템까지 배치됐습니다.
총 255명의 인력과 106대의 장비, 헬기 3대가 동원됐고, 화재는 4시간 9분 만인 오후 1시 50분 완전히 꺼졌습니다. 다만 바다와의 거리가 2∼3킬로미터에 달해 소방호스 설치가 지연됐습니다. 국무총리는 소방력 총동원을 긴급 지시했고, 인근 9조 2천억 원 규모 석유화학 건설현장은 일시 중단됐습니다.
원인 조사와 남은 과제
화재가 잡힌 뒤에도 대기질과 주민 건강 영향을 확인하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울산시와 울주군, 낙동강유역환경청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는 대기 측정을 진행 중이며, 해경은 화학물질과 소화수 유출 방제에 나섰습니다. 현재까지 해상 유출은 없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경찰과 소방은 정전기 방지 조치와 드럼통 배치, 밸브 잠금 등 안전수칙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습니다. 톨루엔 소분 과정의 안전 절차가 미흡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밝히는 조사가 남아 있습니다.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점은 확인됐지만, 대형 화학단지의 위험 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