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사이의 기내 사투
지난 7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필리핀 보라카이 칼리보로 향하던 티웨이항공 여객기 안에서 승객이 소지한 보조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170여 명이 탑승한 기내에서 갑자기 불꽃이 튀고 매캐한 연기가 피어올랐는데, 승무원들이 소화기를 분사하는 등 신속히 대응해 불과 5분 만에 불길을 잡았습니다. 다친 승객 없이 비상착륙조차 없이 목적지까지 운항을 마무리한 건, 이번처럼 예민한 사안에서 대응 매뉴얼이 제 역할을 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가볍게 넘기기엔 무게가 있습니다. 지난 12월 에어부산 여객기가 보조배터리 화재로 통째로 전소된 뒤 업계 전반에 반입 기준과 사용 금지가 크게 강화됐음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됐기 때문입니다. 비행 중 배터리 사용 금지, 위탁 수하물 반입 의무화 같은 조치가 있었는데도 기내 화재가 다시 일어난 만큼, 승객과 항공사 양쪽 모두 기내 안전 수칙을 한 단계 더 단단히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반도체에 기댄 하루의 반등
같은 날 코스피는 반등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형주들이 외국인·기관의 저가 매수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고, 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끌어올렸습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과 AI 투자 기조가 한국 반도체로 향한 매수심을 자극한 영향이 컸는데요. 다만 지수가 올랐다고 해서 체감경기가 좋아진 건 아닙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여전히 4% 후반에서 5%대를 오가며 가계의 이자 부담을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6월 생산자물가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9개월 만에 보합으로 돌아섰지만, 전년 대비 상승률은 여전히 높아 물가 압력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제조업 성장이 반도체 한 분야에 지나치게 쏠리면서 성장은 하는데 일자리는 늘지 않는 구조적 모순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대졸 이상 실업자가꾸준히 늘어난다는 게 그 결과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AI가 못 읽은 한 수
경제 뉴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신진서 9단이 인공지능 카타고와의 접바둑 대국에서 완승을 거뒀습니다. AI가 바둑에서 인간을 압도한다는 인식이 굳어진 지 오래지만, 실전 베테랑의 경험과 직관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걸 입증한 겁니다. 기계가 패턴을 학습하고 정답을 계산하긴 해도, 읽을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남아 있다는 걸 일깨워준 한 판이었습니다.
하루치 뉴스이지만 시사점은 적지 않습니다. 5분 만에 진화한 기내 화재는 하늘의 안전 체계를 다시 점검하라는 신호였고, 반도체가 이끈 지수 반등은 그 뒤에 가려진 우리 경제의 이중적 현실을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