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탕감 기조 강화, 금융기관의 '몰래 시효 연장'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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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7월 16일 오전 2:01

발행: 2026년 7월 16일 오전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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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장기 연체 채무자의 파산·면책을 통한 신속한 재기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소액 빚 탕감을 반대하는 논리를 '무책임한 선동'으로 일축했습니다. 법무부는 이에 맞춰 취약계층의 소멸시효를 몰래 연장하는 수단으로 악용돼 온 지급명령 공시송달 특례를 폐지하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추진한다.

빚 탕감, 도덕적 해이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7월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 장기 연체 채무자가 파산과 면책을 통해 경제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선진국에서 이 같은 제도가 일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과도한 부채 때문에 국민이 극단적 상황에 내몰리거나 사회에서 밀려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주목된 부분은 도덕적 해이에 대한 반박이었습니다. 소액 채무로 신용불량자가 돼 취업이나 계좌 개설조차 어려운 상황이야말로 진정한 도덕적 해이라는 겁니다. 이 대통령은 반대 논리를 '무책임한 선동'으로 규정하며, 오히려 금융기관이 장기 연체 채무자를 가혹하게 관리하는 행태가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공시송달 특례, 왜 문제였나

대통령의 기조에 맞춰 법무부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지급명령 절차의 공시송달 특례를 전면 폐지하기로 한 겁니다. 채무자가 모르는 사이에 빚의 소멸시효가 자동으로 연장되는 악순환을 끊겠다는 취지입니다.

2014년 법 개정 이후 금융기관은 관보 게재만으로 송달이 끝난 것으로 간주하는 공시송달 제도를 활용해 왔습니다. 상환 능력이 낮은 취약계층을 상대로 기계적으로 시효를 연장하고, 장기간 추심의 고통을 안긴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법무부는 설명했습니다. 채무자 본인은 빚이 남아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줄곧 불안에 시달려 온 겁니다.

제도 보완, 그리고 남은 과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공시송달 특례 폐지를 통해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고 채무자의 실질적인 회생과 보호에 나서겠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금융기관의 행정 편의보다 채무자 권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정책 무게추가 옮겨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다만 탕감 정책의 구체적 범위와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는 별도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재정 부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실제 회생이 가능한 채무자와 조치가 필요한 사례를 어떻게 구분할지까지 사회적 논의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취약계층 보호라는 방향은 분명하지만, 실행 과정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가 앞으로의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