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억 달러를 넘어선 PC 게임의 거대한 생태계
2026년 상반기 밸브의 스팀이 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PC 게임 유통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알리네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스팀의 총 판매액은 111억 달러, 한화로 약 16조 5천8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4.5% 늘어난 수치이며, 2022년 하반기부터 7번의 반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팀은 이제 단순한 게임 판매처를 넘어, 세계 PC 게임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런 성장 뒤에는 아시아 지역 유저,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사용자층의 확대가 있었습니다. 게임 가격 상승과 입소문을 탄 협동 게임의 흥행도 매출 확대에 한몫했는데요. 특히 자체 런처를 운영하던 서드파티 퍼블리셔들이 다시 스팀으로 복귀하면서 플랫폼의 매력이 재확인된 측면도 큽니다.
신작은 21퍼센트, 구작이 채우는 79퍼센트의 시장
눈여겨볼 점은 매출 구조의 변화입니다. 2026년 상반기 신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그쳤고, 나머지 79%는 기존에 출시된 구작에서 나왔습니다. 2024년 상반기 29%였던 신작 비중이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인데요. 이는 퍼블리셔들이 할인과 번들 판매에 익숙해졌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그래픽 향상에 대한 체감이 둔화되며 검증된 기존 작품으로 수요가 몰린 결과입니다.
물론 신작의 존재감도 여전했습니다. 포르자 호라이즌 6가 약 1억 9천760만 달러로 상반기 최고 매출을 기록했고, 바이오하자드 레퀴엠과 붉은사막 역시 1억 9천만 달러에 가까운 성과를 냈습니다. 다만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은 더 이상 신작 출시에만 의존하지 않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 업계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구작의 장기 운영과 추가 콘텐츠 판매가 수익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국 게임, 스팀에서 보여준 가능성과 숙제
이 가운데 한국 게임들의 활약도 눈에 띕니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은 상반기에만 1억 9천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PC 및 콘솔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크래프톤 계열의 서브노티카 2 역시 1억 3천360만 달러를 기록하며 강한 팬덤의 수요를 입증했는데요. 이는 한국 게임이 모바일을 넘어 프리미엄 패키지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사실 스팀 시장은 초기 흥행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구작과의 경쟁이 치열한 탓에, 출시 이후에도 꾸준한 업데이트와 유저 커뮤니티 관리가 뒷받침돼야 지속적인 매출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국 게임사들에게 스팀은 이제 새로운 기회의 땅이지만, 동시에 장기적인 운영 역량을 요구하는 시험대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