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비, 그러나 너무 많이 내립니다
광복절 연휴인 8월 15일부터 17일 사이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특히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는 최대 200에서 250mm의 집중호우가 예보되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제13호 태풍 돌핀이 약화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발생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70mm에 달하는 극한 호우가 쏟아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한 달 넘게 이어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끝에 내려오는 비라 상황은 더 복잡합니다. 가뭄이 심각했던 경남 지역은 국가 소방동원령까지 내려졌고, 전국에서 소집된 소방차들이 논밭에 직접 물을 공급하는 급수 지원 작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내리는 비라 기대도 크지만,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출수기 맞은 농민들의 기대와 걱정
이번 비가 가장 반가운 사람은 아마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일 것입니다. 벼에 꽃이 피고 쌀알이 여무는 핵심 생육 시기인 출수기를 맞아 부족했던 용수를 보충하고 뜨거워진 논의 열기를 식혀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꺼번에 쏟아지는 많은 비가 오히려 토사 유출이나 축대 붕괴, 산사태 등의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 농민들을 불안하게 합니다.
특히 경남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250mm 이상의 폭우가 예상되어 가뭄 해갈을 넘어선 재난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남 통영과 거제, 남해 등지에는 강풍 예비특보도 발효되었는데요. 돌풍과 천둥·번개까지 동반하면서 농경지 침수와 저지대 피해가 우려됩니다. 경북 지역의 경우 댐 저수율이 20에서 4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이번 비로도 완전한 가뭄 해소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연휴 이후에도 무더위는 계속됩니다
비가 그친 뒤에도 기온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휴가 끝난 다음 주 서울의 낮 기온이 33도 안팎까지 오르는 등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될 전망입니다. 광복절 당일 서울 보신각에서는 타종 행사가 열렸지만,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더 높게 나타나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이번 비는 야구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5개 구장에서 예정되었던 KBO 리그 경기들은 강수량에 따라 취소 여부가 결정되었는데요. 기상청 규정에 따르면 경기 시작 1시간 전 5mm 이상의 비가 오면 취소를 검토하게 됩니다.
가뭄이 심했던 남부지방에 이번 비가 단비가 되어 메마른 대지를 고루 적셔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습니다. 다만 집중호우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