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임박에도 남은 숙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숨을 돌리고 있습니다.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된 공습을 취소하고, 이번 주말 유럽에서 양해각서(MOU) 서명식이 열릴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이 소식에 국제 유가는 급락하고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측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협상의 마무리까지는 변수가 적지 않아 보입니다.
에너지와 물류의 복잡한 퍼즐
이번 위기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이었습니다.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이 해협은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사실상 봉쇄되었는데요. 현재 페르시아만 내부에는 1,500척에서 2,000척의 민간 선박이 고립된 상태입니다. 한국 선박도 24척이 남아 있고, 외국 선박 승선 인원까지 포함하면 총 139명의 한국인 선원이 발이 묶여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즉시 해협을 개방하겠다고 했지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수천 척의 선박이 한꺼번에 빠져나오면 극심한 병목현상이 불가피하고, 이란이 설치한 기뢰 제거 작업도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에너지 인프라의 피해도 우려됩니다. 이란 의원은 이미 에너지 시설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고, 하르그섬 등 원유 수출 핵심 거점이 직접 겨냥될 경우 국제 유가와 공급망에 심각한 충격이 따를 수 있습니다.
동결 자산과 남은 협상의 그림
종전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동결 자산 처리 문제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걸프국 동맹국의 피해 보상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이란의 동결 자금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산은 1,000억 달러 이상으로, 이는 이란 GDP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여기에 더해 동결 해제된 이란 자산 약 120억 달러의 지급 수단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USD1 스테이블코인이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해당 거래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포럼의 투표를 통해 승인될 예정인데요. 사실 이란은 종전 협상 내내 동결 자산 해제를 강력하게 요구해왔지만, 미국은 오히려 이를 경제적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일단 안도하고 있습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 선으로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518원까지 내렸으며, 국내 재건 관련주와 항공주는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통되더라도 재고 감소와 물류 병목으로 유가가 당분간 100달러 초반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란의 최종 결정과 중국의 원유 현물 구매 복귀 여부가 향후 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