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신유빈, '6전 전패' 천적 넘어 한국 탁구 사상 첫 WTT 왕중왕전 정상

노조연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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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5일 오전 12:47

발행: 2025년 12월 13일 오후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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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신유빈 조가 WTT 파이널스 혼합복식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를 3-0으로 꺾고 한국 선수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전까지 6전 전패였던 '천적'을 극복한 이 승리는 신유빈의 부상과 임종훈의 신혼여행 미루기라는 개인적 희생 위에서 이뤄졌다. 두 선수는 승리 후 상대 선수의 부상을 걱정하는 스포츠맨십까지 보여주며, 한국 탁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철옹성에 금이 가다

철옹성처럼 여겨지던 중국 탁구의 벽을 넘어섰습니다. 한국 혼합복식의 ‘황금 콤비’ 임종훈(27)과 신유빈(23)이 13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2025 WTT(세계 탁구) 파이널스 혼합복식 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를 상대로 3-0(11-9, 11-8, 11-6) 완승을 거두며 우승했습니다. 이는 한국 선수로서는 WTT 파이널스 사상 최초의 우승이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천적’ 관계를 단번에 뒤집은 값진 승리였습니다. 단일 시즌 성적 상위자만 모이는 ‘왕중왕전’에서 한국의 이름이 새겨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개인적 희생 위에 피어난 금메달

이 쾌거의 배경에는 두 선수의 각별한 투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임종훈 선수는 지난달 결혼식을 올린 신혼남입니다. 그러나 그는 허니문을 미루고 이 대회 준비에만 매진했습니다. 우승 후 그는 “신혼여행 대신 우승컵을 선물로 받게 됐다”며 웃었지만, 그 웃음 뒤에는 결혼 직후에도 쉬지 않고 훈련장을 지킨 노력이 깔려 있었죠. 파트너 신유빈 선수 역시 혼성단체 월드컵에서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한 상태였습니다. 경기 내내 통증을 참아가며 플레이해야 했지만, 그녀는 “임종훈 오빠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며 파트너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습니다. 부상과 개인적인 희생을 딛고 이룬 금빛 성과였습니다.

천적을 무너뜨린 전략과 집중력

결승전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전략적 승리였습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지난 6차례 맞대결에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상대였습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습니다. 첫 게임 9-9 팽팽한 접전에서 임종훈의 단호한 공격이 승부처를 만들었고, 이를 기점으로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습니다. 두 번째 게임에서는 초반부터 강력한 서브와 공격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압박했고, 상대의 추격이 있을 때마다 함소리 코치의 작전 타임으로 침착하게 대응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신유빈의 날카로운 백핸드와 임종훈의 강력한 포핸드 스매시가 중국 조의 방어를 무너뜨렸습니다. 상대의 최고 스타 쑨잉사가 발목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는 점도 있었지만, 한국 조는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완벽하게 공략해냈습니다.

승리보다 빛난 스포츠맨십

경기가 끝나고 보여준 두 선수의 모습은 승리 자체보다 더 큰 감동을 전했습니다. 신유빈 선수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기쁨보다 먼저, 부상으로 고생한 상대 선수 쑨잉사를 걱정했습니다. “얼른 괜찮아졌으면 좋겠다”는 짧은 위로의 말과 함께, 승리의 순간에도 경쟁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잊지 않는 진정한 챔피언의 품격을 보여주었습니다. 임종훈 선수 역시 상대의 어려운 상황을 언급하며 승리의 기쁨을 겸손하게 나눴습니다. 이들의 태도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스포츠 정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습니다.

한국 탁구에 열린 새로운 시대

이번 우승은 단순히 한 번의 대회에서 이긴 것을 넘어, 한국 탁구의 가능성을 세계에 증명한 사건입니다. 그들은 결승에 오르기 전인 준결승에서도 세계 랭킹 1위였던 또 다른 중국의 린스둥-콰이만 조를 3-1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하루 만에 중국 최강의 두 조합을 모두 무너뜨린 것이죠. 이제 임종훈-신유빈 조는 파리 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WTT 파이널스 정상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명실상부 세계 정상급 혼합복식 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중국이 독점하던 혼합복식 세계 판도에 균열을 내며, 앞으로의 모든 국제 대회에서 이들이 보여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