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총회 연설과 외무성 비망록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재확인하면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추진을 겨냥한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2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핵보유국 지위는 그 어떤 경우에도 되돌릴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핵 억제력을 주권과 안전을 지키는 '절대적 힘'이라 규정하며 비핵화는 대화 의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드러냈습니다.
유엔 무대에서 반복된 핵보유국 선언
이번 연설은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고위급 대표단 파견이 7년 만에 재개되고, 올해로 연속 2년째 이어진 유엔총회 참석이었습니다. 김 부상은 연설에서 '을지 프리덤 실드' 등 한미 연합훈련과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 추진, 일본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지역 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군사 동향으로 비판했는데요. 특히 비핵화 논의를 사실상 배제하면서 핵 억제력으로 외부 위협을 통제하겠다는 방침을 국제 무대에서 공식화한 점이 눈에 띕니다.
주목할 점은 연설에서 북미 대화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의지를 밝힌 상황이지만, 북한은 미국의 구체적 '대북 메시지'가 없다는 지적과 함께 협상 카드를 아직 걸지 않은 모습입니다.
"한국 핵잠이 핵야망을 실현시킬 것" 비망록 발표
연설에 이어 외무성은 29일 '미국의 핵전파 행위와 우리의 불변한 대응선택'이라는 제목의 비망록을 내놨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를 승인한 것을 '아시아태평양에 새로운 불안정성을 추가하는 위험한 사태발전'이라 규정했는데요.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과 저농축 우라늄 권한 확대가 결국 핵보유로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의 '핵야망'을 실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비망록은 2015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서 우라늄 농축 활동을 승인한 것이 '준핵국가'로 성장하는 길을 연 것이라 지적하고, 1956년 원자력 협정 체결과 1998년, 2003년 플루토늄 추출 정황 은폐 등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또 미국·영국·호주 오커스 동맹을 '세계 최대의 핵잠수함 동맹' 획책이라 비판하며, 호주가 이전받은 연료로 핵탄두 160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협상력 강화 전략과 앞으로의 변수
북한은 미국의 핵 실험 역사와 1960년대 핵무기 보유량 증가, 한국 전개 핵무기 규모 등을 인용하며 NPT 체제 교란의 주범으로 미국을 지목했는데요. 이런 국제 핵질서 붕괴를 이유로 자국의 핵 고도화를 정당화하는 논리입니다. 핵보유국 지위의 불가역성 강조는 북미 대화가 열리더라도 비핵화가 의제에 오르지 않도록 하는 사전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북한의 핵 보유 정당성 주장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북미 대화 재개 여부와 미국의 한반도 정책 방향에 따라 수위가 달라질 수 있어, 향후 전개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