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이 된 솔리다임, 상장 임박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이 나스닥 상장을 앞두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솔리다임은 인텔의 낸드 사업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로, 최근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기업가치가 수십조원대로 불어났는데요.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낸드 칩을 기업 맞춤형 솔루션으로 완성해 판매하는 구조라, AI 인프라 확장과 맞물려 실적 개선세도 뚜렷합니다.
그러나 상장 소식과 함께 불거진 건 복잡한 지배구조와 주주가치 희손 우려입니다. 솔리다임이 독자 법인으로 평가받게 되면 기존 SK하이닉스 주주들이 누리던 낸드 및 eSSD 사업의 경제적 가치가 외부 지분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토스증권은 이를 기존 주주에게 불리한 구조라고 분석했으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5단 중복상장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88조 현금을 보유한 채 왜 쪼개기 상장을 하나
논란이 커지는 이유는 SK하이닉스의 여유로운 재무 상태 때문입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88조원에 달하고, 순현금도 69조원이 넘는 상황입니다. 미국 나스닥 ADR 발행으로 추가 자금 조달도 진행 중이라, 자금 부족 때문에 상장이 필요하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번 상장을 국내 3단 지배 규제를 피해 해외 법인으로 피라미드를 확장하는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현재 지배구조는 SK㈜에서 SK스퀘어, SK하이닉스, AI Company를 거쳐 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5단계인데요. 이 구조에서는 솔리다임이 창출한 이익과 현금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직접 돌아가기보다, AI Company 단계에서 다른 계열사나 사업에 재투자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다른 SK 계열사들도 AI Company에 출자한 상태라 이해상충 문제가 겹쳐 있습니다.
득과 독을 따지는 증권가의 엇갈린 셈법
증권가의 평가는 분명히 갈리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단순한 중복상장이 아닌, 인수합병 투자금 회수와 후속 투자 재원 확충의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프리IPO를 통해 미국 하이퍼스케일러 등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면 투자와 공동개발, 장기구매까지 연결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토스증권은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불리한 거래 구조라고 봤습니다. 낸드 사업의 가치가 분리 평가되면서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고, 상장 이후 낸드 칩 거래 가격을 둘러싼 이해상충도 해결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지배구조 리스크가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내더라도 복잡한 지배구조가 발목을 잡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다음 달 초 이전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공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I 반도체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서의 사업적 위상과 복잡한 그룹 지배구조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주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