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던진 파격적인 카드
유럽연합이 캐나다를 최초의 '준회원국'으로 받아들이자는 제안을 꺼내 들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연례 국정연설에서 공개적으로 제안한 건데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연설에서 이를 기꺼이 수락하며 관계 강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카니 총리는 핵심 광물과 방위산업, 인공지능과 컴퓨팅, 에너지 안보, 우주, 결제 시스템 등 전략 산업 전반에서 양측이 힘을 합쳐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는 10월 말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EU·캐나다 정상회의에서는 디지털 무역협정 등 구체적 합의가 발표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트럼프의 반응과 캐나다의 셈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그는 캐나다를 '끔찍한 무역 파트너'라 부르며 EU와의 밀착을 적대 행위로 규정했고, 추가 관세 부과나 교역 중단까지 경고했습니다. 유럽에 무거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압박도 함께 나왔는데요.
카니 총리는 이에 맞서 관세가 압력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경제 통합이 무기화되고 있다는 지적인 겁니다. 그러면서 캐나다와 유럽이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고 강조했고, 현재는 첫걸음 단계라며 의회 토론과 표결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캐나다 내부에서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중단한 뒤 지지율이 66%까지 오르는 등 민심이 우호적입니다.
남은 건 험난한 절차
문제는 실제 가입 가능성입니다. EU 조약 49조는 회원 자격을 '유럽 국가'로 한정하고 있어, 준회원국 조항을 새로 만들려면 유럽이사회 논의와 정부 간 회의의 만장일치, 모든 회원국의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최소 3년에서 최대 10년이 걸린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EU 내부에서도 '무모하다'거나 '공허한 구호'라는 회의론이 적지 않습니다. 2016년 체결된 EU·캐나다 포괄적경제무역협정조차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10개국에서 아직 비준되지 않았고, 알바니아와 우크라이나 등 기존 가입 후보국과의 형평성 문제도 걸림돌입니다. 독일은 새로운 파트너십에는 열려 있으면서도 '준회원국'이라는 용어는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캐나다를 넘어 호주와 뉴질랜드까지 중견국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투자은행 총재가 오타와를 찾아 핵심 광물 투자 논의에 나서는 등 실질적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뉴질랜드 외무부는 EU와 준회원국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