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하나에 걸린 113억 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청탁 의혹이 녹취록을 통해 구체적인 실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2021년 10월, 김 후보자는 제약사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위해 당시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직접 연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넨셀 설립자 강세찬 씨와 사업가 양모 씨의 역할, 그리고 113억 원 규모의 지분 거래가 얽혀 있어 파문이 커지고 있는데요.
처음 강 씨는 이 거래가 잠재가치 평가에 따른 투자일 뿐 식약처 승인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확보된 녹취록에는 거래 13일 전인 10월 6일, 강 씨가 양 씨에게 임상 승인을 조건으로 투자를 받기로 했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특히 10월 8일에는 계약일인 19일 이전에 반드시 승인이 나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 정황도 포착되었습니다.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67억 원을 되돌려줘야 했다는 양 씨의 나중 통화 내용은 승인이 거래의 핵심 고리였음을 보여줍니다.
처장의 진술 번복과 브로커의 대가
김강립 전 처장은 수사 초기 특정 회사를 챙겨달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수행비서가 담당 과장에게 청탁 내용을 문자로 전달한 증거를 제시하자 진술을 번복했는데요. 수행비서가 문자를 보낸 뒤 1분 만에 김 전 처장이 김 후보자에게 처리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청탁이 단순 민원이 아니었음이 확인됐습니다.
브로커 역할을 한 양 씨는 이 청탁과 관련해 강 씨로부터 1억 원을 받아 가상화폐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양 씨는 주변에 자신의 청탁 덕분에 강 씨가 67억 원을 회수할 수 있었기에 수수료를 받는 것이라고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함께 강 씨는 제넨셀 지분을 세종메디칼에 넘기면서 주가가 급등락했고, 해당 회사는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습니다. 현재 경찰은 강 씨를 사기 혐의로 수사 중입니다.
청문회 앞 여야 공방 격화
의혹을 폭로한 한동훈 의원은 김 후보자와 양 씨가 자택에서 사진을 찍고 오빠라는 호칭을 쓰는 등 특수한 관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김 후보자가 제넨셀 설립자의 1차 구속영장을 기각한 정모 판사를 양 씨에게 직접 소개해 준 녹취록도 추가로 공개했는데요. 김 후보자 측이 우연히 만난 사이라고 해명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입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한 의원의 폭로를 검찰 자료 유출, 이른바 검찰 상납 게이트로 규정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김민석 대표는 한 의원을 향해 강하게 비판의 화살을 돌렸고, 범여권 법사위원들은 자료 조작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검찰은 김강립 전 처장에게는 혐의 없음 처분을, 김 후보자에게는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으나 사실관계에 대한 여야의 프레임 경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는 15일 인사청문회에서는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