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주가 동반 급락...'반도체 호황 정점' 논쟁 불붙었다

네뉴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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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3월 31일 오후 12:19

발행: 2026년 3월 31일 오후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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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주가 동반 급락하며 '호황 정점' 논쟁이 불붙었습니다. D램 현물가 하락과 IT 수요 위축 우려가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전문가들은 DDR5와 AI 수요는 견조하며, 이번 슈퍼사이클은 오히려 중반에 해당한다는 반론을 펼치고 있습니다. 시장의 동요와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구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급락의 연쇄고리

지난 3월 말, 글로벌 증시를 반도체주의 동반 하락이 강타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른바 ‘17만 전자’ 마지노선을 무너뜨렸고, SK하이닉스도 7%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는데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 이상 떨어지며 마이크론, AMD 등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하락은 단순한 조정을 넘어, 지난 1년 넘게 이어져 온 AI 반도체 호황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방아쇠는 여러 개였습니다. 먼저 D램 현물(스팟) 가격이 DDR4와 DDR5에서 동반 하락세를 보인 점이 컸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DDR4 가격 인상을 거부하며 수요 위축 신호를 보내자, 시장은 과거 메모리 가격 사이클이 정점에 도달할 때 나타나던 패턴을 떠올렸죠. 여기에 가트너가 올해 PC와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점도 불안감을 가중시켰습니다. 소비자 물가가 오르면서 고가의 IT 제품 구매가 미뤄지고, 이게 반도체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정점인가, 일시적 조정인가

주가가 떨어지자, 시장의 논쟁은 ‘현재가 정점인가’라는 점에 집중됐습니다. 한쪽에서는 스팟가격 하락이 명백한 정점 신호라고 해석합니다. 미국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하락이 구글의 AI 효율 기술 발표 때문이 아니라, 근본적인 수급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죠. 반도체, 특히 메모리는 강한 사이클성을 보이는 산업인 만큼, 고점에서의 전환은 투자자들에게 큰 위험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정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다른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저항이 주로 DDR4 같은 레거시(구형) 제품에 국한된 현상이라고 반박합니다. AI 서버의 핵심 부품인 DDR5 시장은 여전히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PC 제조사들도 이 부분 가격 인상은 수용하고 있다는 분석이죠. 더 근본적으로는 산업 구조 자체가 변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과거처럼 무작정 공급을 늘리기보다, 삼성과 SK하이닉스 같은 주요 업체들이 핵심 고객사와 선수금을 받는 등 장기 계약을 통해 생산을 관리하고 있어, 과거처럼 갑작스러운 공급 과잉 사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AI 슈퍼사이클, 중반인가 말기인가

모든 논의의 끝에는 하나의 질문이 있습니다. ‘AI로 촉발된 이번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어디쯤 와 있는 걸까?’ 일부에서는 주가 하락이 사이클의 마지막을 예고한다고 보지만, 많은 증권사들은 오히려 중반에 해당한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HSBC는 AI 서버 출하량이 올해 2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서버 한 대당 평균 D램 탑재량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AI 모델의 학습뿐 아니라 실제 서비스에 활용되는 ‘추론’ 수요가 본격화되면, 고성능 저장장치인 eSSD 시장도 함께 성장할 거라는 전망이 이어집니다.

국내 증권가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나증권은 최근 주가 하락을 지정학적 리스크와 차익실현 매물이 겹친 단기 변동성으로 봅니다. 김두언 연구원은 경기가 본격적으로 위축되지 않는 한 반도체 업종의 기본적인 호조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 2분기 실적 전망도 여전히 낙관적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고,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주요 증권사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결국, 단기적인 시장의 동요와 장기 산업 호황의 흐름을 구분해 보는 안목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