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문 닫히자 몰리는 2금융권
가계대출 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은행의 대출 문이 빠르게 닫히고 있습니다. 특히 입주를 앞둔 무주택 수분양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요, 이미 계약을 마친 실수요자들이 잔금 대출을 받지 못해 고금리 2금융권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일부 은행은 대출 접수를 아예 중단했고, 변동금리 상품마저 판매를 멈춘 곳도 생겼습니다.
은행권의 대출 셧다운은 이미 계약을 마친 실수요자들을 가장 먼저 위기로 내모르고 있습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1일부터 전국 영업점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했습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상당수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이미 40~50% 초과해 소진한 상태입니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한도를 3억 원으로 일괄 제한했고, 우리은행은 지점당 월간 취급 한도를 10억 원으로 축소했습니다. 당연히 아파트 입주 잔금이 급한 수분양자들은 날을 세우며 대출을 알아봐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2금융권으로 쏠리는 자금
은행 대출이 막히자 자금 수요는 고금리 비은행권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집합건물 근저당권 설정 현황을 보면, 제1금융권 비중이 45.5%로 떨어지며 처음으로 비은행권(54.5%)에 추월당했습니다. 캐피탈이나 대부업체, 보험사 등으로 차주들이 몰리면서 이자 부담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 집합건물 근저당 설정에서 제1금융권 비중이 처음으로 비은행권에 역전되는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은 1년 새 22.1%나 급증해 은행권 증가율의 6배를 넘었습니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정상적인 자금 수요마저 고금리 시장으로 밀려나는 풍선효과가 뚜렷해진 겁니다. 심지어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직접 돈을 빌려주는 이른바 셀러 파이낸싱까지 등장했습니다.
금리 부담과 정책 딜레마
금리 상승기에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차주들의 선택지는 더 좁아지고 있습니다. 주요 은행의 고정금리형 주담대 상단이 연 7.5%를 넘어서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금리를 찾는 이들이 급증했습니다. 문제는 변동금리가 금리 인상기에 이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시장 자극을 우려해 1.5% 증가 목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완화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는데요, 물론 예외를 두면 가계부채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우려도 공존합니다. 반대로 실수요자를 위한 핀셋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출 규제가 집값 상승을 억제할 수는 있겠지만, 생계형 수요까지 고금리로 내모는 부작용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정책적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