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만 3,560명 사망 추정
인도네시아 산불 연기가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지난 9월 산불 연기에서 나온 초미세먼지에 노출돼 3,56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8월 추정치 1,700명의 두 배를 넘는 규모입니다. 발전시설과 산업시설, 자동차 배기가스 등 산불 외 오염원까지 합치면 9월 대기오염 관련 사망 추정치는 5,310명에 이릅니다.
피해는 보르네오섬과 수마트라섬에 집중됐습니다. 칼리만탄 4개 주에서는 대기오염 사망자의 90% 이상이 산불 연무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됐고, 자바섬과 동부 지역에서도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9월 전국 초미세먼지 노출 수준은 세계보건기구 연간 기준치의 7배를 넘었고, 칼리만탄에서는 24배에 달했습니다. 건강에 해롭거나 위험한 수준의 공기에 노출된 인구는 최대 5,780만 명으로 분석됐습니다.
가뭄과 화전이 키운 불
배경에는 오랜 산림 훼손과 화전 방식의 토지 개간, 엘니뇨에 따른 건조한 날씨가 자리합니다. 올해 산불은 2015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1월부터 9월까지 불에 탄 산림은 191만6,588헥타르로 서울 면적의 32배, 제주도 면적의 약 10배에 이릅니다. 보건부는 10월 21일 기준 급성 호흡기 질환자가 33만3,470명이라고 밝혔습니다. 7~8월 집계의 6배가 넘는 수치이며, 5세 미만 어린이가 7만5,172명으로 전체의 약 23%를 차지했습니다.
정부는 진화와 인공 강우 작업에 7만2,000명을 투입하고 의료진 2,100명, 마스크 530만 개를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국가재난관리청 예산이 지난해 2조 루피아에서 올해 4,910억 루피아로 75% 줄면서 사후 대응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국경 넘은 연무
산불 연무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필리핀, 동티모르까지 확산했습니다. 주변국 대기질이 악화하면서 인도네시아와 이들 국가 사이 외교 긴장도 높아지는 모습입니다. 지난 10월 28일에는 자카르타에서 시민 수백 명이 국가 비상사태 선포와 추가 자원 투입을 요구하며 시위했고, 시민단체들은 대통령과 주지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탄지 복원과 불법 화전 단속, 배출 기준 강화, 청정대기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당장의 진화 인력과 장비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복되는 산불을 줄일 근본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