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 알고 기다린 밤, 유학생 숨지다
부산 중구의 한 고시텔에서 20대 베트남 유학생이 같은 국적의 또래 남성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 여성은 부산 소재 대학에 다니던 학생으로, 26일 오전 1시 15분경 귀가한 뒤 집 안에서 끔찍한 범행을 당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당일 점심 무렵,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집을 찾아온 지인이 화장실에서 숨진 피해자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알려졌습니다.
가해자는 피해자와 같은 대학에서 공부하며 알고 지내던 20대 베트남 남성입니다. 그는 피해자가 거주하는 고시텔 현관 비밀번호를 미리 알고 있었으며, 귀가를 기다리며 안에서 숨어 지낸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연인 사이가 아닌 지인 관계였고, 과거 한두 차례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7시간 머문 현장과 남은 의문
범행은 상당히 끔찍하게 이어졌습니다. 남성은 미리 준비해 온 흉기로 피해 여성을 위협하고 테이프로 입과 손을 결박한 뒤, 현금을 빼앗으려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검 결과 직접적인 사인은 목 부위 압박으로 확인되었고, 성범죄나 시신 훼손 흔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범행 후에도 그는 즉시 도주하지 않았습니다. 범행 후에도 그는 현장에서 약 7시간가량 머물다가 오전 8시 30분경에야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범행 과정에서 다친 손을 치료하기 위해 부산 사상구의 한 병원을 찾았다가 오후 6시 15분경 경찰에 긴급 체포되었습니다. 경찰은 주변 CCTV와 병원 치료 기록을 토대로 신속하게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습니다.
지인 범행의 그림자와 외국인 안전망
조사에서 남성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돈이 필요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실제로 사라진 현금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미리 흉기와 테이프를 준비하고 비밀번호를 이용해 침입한 점을 들어 계획적인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침입 경위를 집중적으로 수사한 뒤,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이번 사건은 외국인 유학생들의 주거 안전 문제를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지인 사이에서조차 비밀번호가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취약한 주거 환경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경찰은 통역인을 투입해 정확한 범행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추가적인 범행 여부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