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 '간단 한 끼'의 실종
추석 귀성·귀경길에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는 이들이 가격표 앞에서 망설이는 모습이 흔해졌습니다. 지난 5년간 휴게소 대표 먹거리 가격이 일제히 뛰면서 만 원 이하로 한 끼를 해결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인데요. 돈가스 평균 가격은 2021년 8월 8,984원에서 올해 8월 11,454원으로 27.5% 올랐습니다. 조사 대상 10개 품목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죠.
호두과자도 4,391원에서 5,420원으로 23.4% 뛰었고, 아메리카노는 4,466원에서 4,845원으로 19.2% 상승해 5천 원에 육박했습니다. 비빔밥은 1만 원을 넘어섰고, 떡꼬치와 국밥, 핫도그, 우동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돈가스 한 그릇에 커피 한 잔만 곁들여도 1인당 1만6천 원이 훌쩍 넘는 셈입니다.
아메리카노가 1등인 이유
가격이 오르는데도 휴게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은 단연 아메리카노입니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만 87만7천 개가 팔려 41억7천800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판매량과 매출 모두 1위를 차지했는데요. 올해 설 연휴에도 62만6천 개, 29억6천만 원으로 정상을 지켰습니다. 스낵과 라면, 호두과자가 뒤를 이었고, 라면은 전년 대비 판매량이 119.7% 늘며 7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습니다.
매출 상위 휴게소는 경기도에 몰려 있습니다.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가 추석 연휴 12억5천500만 원으로 전국 2위에 올랐고, 5년 연속 같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시흥하늘, 처인, 평택, 안성, 여주 등 경기 지역 6곳이 상위 10곳에 이름을 올렸죠.
수수료 구조 손질 나선 정부
문제는 휴게소가 다른 선택지를 찾기 어려운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황희 의원은 운전자가 가격 부담을 느껴도 대안이 마땅치 않아 명절 물가 체감에 직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도로공사와 중간운영업체, 입점업체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에서 중간업체가 매출의 평균 33%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점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국토교통부는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바꿔 부담을 8~9%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속 커피 매장을 들여 아메리카노를 2천 원 이하로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데요. 정부의 서비스 혁신이 실제 가격과 품질 개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