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실무 책임자가 직접 나선 이유
북한이 한미 핵·재래식 통합(CNI) 도상연습 '아이언 메이스'를 겨냥해 강한 반발을 쏟아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정식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명의 담화를 공개했는데요. 그는 이 연습을 "철두철미 우리 국가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목적으로 한 가장 극악한 핵전쟁 시연"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주목되는 건 발화 주체입니다. 그동안 대외 메시지는 김여정 부장이나 외무성·국방성 대변인, 당 중앙군사위 명의로 나오는 게 관례였죠. 미사일총국과 군수공업부를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실무 책임자가 전면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통일부도 윤민호 대변인 정례브리핑에서 "군수공업 담당 인사가 연합훈련을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짚었습니다.
훈련 비난의 범위가 넓어진 배경
김 부부장은 아이언 메이스에 그치지 않고 우리 군의 '호국' 훈련과 한미 공군 '프리덤 플래그', 미일 '킨 소드'까지 거론했습니다. "전쟁 시연을 연속, 연일 광란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더욱 강력한 핵수단으로 간악한 적들을 구속·통제해야 한다"며 핵전쟁 억제력의 가속 강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발언 시점도 눈에 띕니다. 지난달 31일 전술탄도미사일 집속탄두 위력평가시험을 지도한 지 이틀 만이었습니다. 북한은 최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과 자폭 무인기, 600㎜ 초대형 방사포 등을 잇달아 공개하며 투발수단 다종화를 과시해 왔습니다.
대화 국면 겨냥한 두 가지 해석
전문가들은 이번 담화를 단순한 훈련 비난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술핵과 비대칭 무기의 실전 배치를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분석합니다. 대화보다 무기 고도화에 무게를 두겠다는 신호라는 겁니다.
협상용 카드로 읽는 시각도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일 연합훈련 중단을 향후 북미 대화의 선결조건이나 의제로 삼으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핵 개발 핵심 인사를 앞세워 비난 수위를 조절하면서 협상 테이블의 판을 미리 깔아두려는 계산이라는 해석입니다. 북미 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시점에 맞춰 나온 담화라는 점이 이런 관측에 힘을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