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0명 중 6명, 수도권에 산다
수도권 청년 인구 쏠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2000년 49.1%였던 20대 인구의 수도권 거주 비율은 올해 54.5%까지 치솟았고, 특히 25~29세는 59.7%에 달합니다. 10명 중 6명이 수도권에 산다는 뜻입니다. 이 추세라면 2030년에는 더욱 악화될 전망입니다.
왜 청년들은 수도권으로 모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입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529세 청년의 수도권 이동 사유 77%가 ‘직업’이었습니다. “일자리 거기밖에 없으니, 갈 수밖에”라는 말이 실감나는 수치죠. 성별로는 여성은 1924세, 남성은 25~29세에 이동이 가장 활발합니다. 대학 진학과 초기 경력 형성 시기와 맞물려 있습니다. 30대 초반에는 주거 요인의 영향이 커지지만, 여전히 일자리가 압도적입니다.
지방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합니다.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 낮은 임금, 제한된 경력 개발 기회가 청년들을 떠나보냅니다. 반면 수도권은 대기업, 스타트업, 다양한 산업이 모여 있고 문화·교육 인프라도 월등합니다. 청년들의 선택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기존 정책, 한계 드러나
정부도 지역 청년 일자리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효과는 미미합니다. 오히려 중앙정부의 청년 일자리 예산은 감소했고, 기존 사업의 확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청년정책은 핵심적인 추진 방향이 없다”고 지적합니다.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접근은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이끌어내기 어렵습니다.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기 위해서는 일자리 외에도 주거, 교육, 문화, 복지 등 삶의 전반이 뒷받침되어야 하죠. 특히 결혼·육아를 고려하는 30대 청년층에겐 주거 안정과 육아 지원이 중요합니다. 현재의 정책은 이런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법은 ‘일자리+’ 통합 정책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도록 이끌려면 일자리 정책을 중심으로 주거, 교육, 문화, 복지를 아우르는 ‘통합 접근’이 필요합니다.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청년의 삶 전 주기에 걸친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재학 중인 대학생 때부터 지역 기업과 연결해 인재를 육성하고, 졸업 후에는 지역에 남아 일할 수 있는 일자리와 주거를 제공하며, 결혼·육아 단계에서는 장기 공공임대와 육아 지원을 확대하는 식입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도 중요합니다. 2024세 청년에게는 지역 대학과 기업 연계를 통한 인재 육성과 정착 지원, 2529세에게는 지역 강소기업 육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30~34세에게는 주거 안정과 육아 지원 프로그램이 효과적입니다.
지역 특성에 따른 차별화도 필요합니다. 수도권은 R&D와 문화·예술 등 다양한 산업 인재 육성을, 부산·인천은 주력 산업과 신산업 연계를, 광주·대전은 신산산업 투자와 인재 육성을, 도 지역은 특화 산업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과 정주 여건 개선에 집중해야 합니다.
지역 소멸 위기는 이미 현실입니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흐름을 되돌리려면 이제 ‘일자리 중심’의 단편적 정책에서 벗어나 삶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 정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