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판결 흔들 새 변수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1심 유죄 판단을 뒤집을 수 있는 새 증거가 등장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최근 공판에서 2021년 3월 명태균 씨와 사업가 김한정 씨가 나눈 통화 녹음파일 3건을 증거로 채택했는데요. 1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자료가 2심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재판의 향방이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 10차례를 받고, 후원자인 김 씨가 3,300만 원 상당의 비용을 대신 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 가운데 2,100만 원 대납에 오 시장의 요구가 있었다고 보고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고 5년간 공직에 오를 수 없게 되는 만큼, 오 시장의 정치 생명이 걸린 사안입니다.
"오세훈이는 몰라요"
쟁점은 녹음 속 발언입니다. 공개된 파일에서 명 씨는 "오세훈이는 몰라요, 알 필요도 없다.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말합니다. 김 씨 역시 "이 양반 돕고 싶어서 내가 일을 했잖아"라며 스스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합니다. 오 시장 측은 이것이 대납을 지시했다는 공소사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합니다.
김 씨는 명 씨가 허위 진술을 하는 모습을 보고 녹음의 존재를 떠올렸다며, 제주도 별장 창고에 보관하던 휴대전화에서 35건의 통화 기록 중 3건을 골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특검팀은 일부 파일이 원본이 아니고 2024년 11월 무렵 수정된 흔적이 있다며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유리한 대목만 선별해 제출했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10월 2일 결심공판
재판부는 불법 취득이나 조작의 명백한 정황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특검의 부동의에도 녹음파일을 명 씨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탄핵증거로 채택했습니다. 다만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언급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법원은 오는 10월 2일 결심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할 예정입니다. 유죄의 근거였던 명 씨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리면 판결이 뒤집힐 여지도 있지만, 녹음의 원본성과 편집 여부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새 증거가 1심 결론을 뒤집을지 관심이 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