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히 터져 나온 지역 반발
정부가 공공기관 기능 개혁안을 발표하자마자 여러 지역에서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천과 광양을 비롯한 지자체와 정치권은 일제히 통폐합과 지방 이전 계획을 두고 '역차별'이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특히 항만공사 통합은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지역 경제의 핵심 동력을 빼앗는 조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천의 경우 지난 5년간 부산항 투자는 83.6%나 늘어난 반면, 인천항 투자는 65.4% 감소했다는 데이터가 제시되며 통합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광양시 역시 여수광양항이 국가산업의 핵심 항만임을 강조하며, 통합 시 독립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잃고 사실상 '출장소'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관련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힘을 모으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통합과 분리가 겹치는 개편 내용
이번 개혁은 항만공사 통합 외에도 상당한 폭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먼저 전국 4대 항만공사를 '한국항만공사'로 묶어 정책 결정의 일원화를 꾀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이를 통해 항만 경쟁력을 높이고 국가 물류 전략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부산에 통합본사가 들어선다는 여론이 있는 가운데, 다른 지역 항만들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LH도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나뉩니다. 173조 원에 달하는 부채와 임대주택 운영 부담을 덜고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인데, 문재인 정부 때도 유사한 시도가 공급 차질 우려로 무산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같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에너지자원공사'로 통합되는데, 석유공사의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상장사인 가스공사에 미칠 영향과 주주 반발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남은 과제와 쟁점
무엇보다 통합 과정에서 지역 특성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관건입니다. 인천시는 제문부 프로젝트 등 핵심 사업의 의사결정 권한이 중앙으로 이전되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극지연구소나 한국환경공단 등의 지방 이전 역시 해당 기관들이 인천 지역과 기능적·구조적으로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어 무분별한 이전은 오히려 업무 공백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수도권 과밀 완화와 지역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이 같은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각 지역의 실체적 반발과 과거 개편 시도가 무산됐던 전례가 이번 개혁의 가장 큰 넘어야 할 산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관련 법안 처리 과정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갈등도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