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들쭉날쭉한 기온표
9호 태풍 바비가 지나간 뒤 한반도의 날씨가 제멋대로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의 낮 기온이 26.2도까지 떨어지며 전날보다 5도나 낮아졌는데요. 중부 지방에는 최대 135mm의 비가 내리면서 숨 막히던 폭염이 한풀 꺾였습니다. 비가 내린 덕분에 도심의 찜통더위도 잠시 주춤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남부는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경남 밀양의 기온이 37도까지 치솟았고, 대구 역시 내일 35도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서울과 밀양의 기온 차이가 10도 이상 벌어지면서 같은 나라 안에서도 여름 날씨가 극과 극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보통 한반도 전체를 뒤덮는 고기압의 영향력이 일정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여름 기상 패턴입니다.
이번 기상 변화는 바비의 비구름이 티베트 고기압과 함께 한반도를 덮고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을 남쪽으로 밀어냈기 때문입니다.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시에 작용하던 이중 고기압 체제가 깨지면서 중부 지방은 잠시 숨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은 제주도 부근까지 밀려난 상태인데요. 덕분에 중부에는 비가 내리고 기온이 내려갔지만, 밀려난 고기압의 영향권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남부 지역은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 산둥성은 복구 작업 한창
태풍 바비는 중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강풍이 몰아치면서 폭포마저 역주행하는 기이한 광경이 포착될 정도로 피해가 컸는데요. 특히 산둥성 룽청시의 해양목장들은 조업을 전면 중단해야 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도 파도와 강풍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어민들의 걱정이 커졌습니다.
이제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중국 어민들은 분주하게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룽청시 아이룬완 해양목장에서는 어민들이 전복에게 먹이를 주고 부표를 설치하며 양식 뗏목을 보수하는 등 복구 작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태풍으로 멈췄던 조업이 재개되면서 해양 양식 시설들도 서서히 정상 궤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어민들은 전복 먹이 주기와 함께 시설 점검을 병행하며 본격적인 생산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마 전선 북상, 전국적 더위 한풀 꺾일까
이제 관심은 장마 전선의 움직임에 쏠리고 있습니다. 밀려난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새로운 장마 전선이 만들어질 전망인데요. 내일은 제주도와 호남 지역에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하며, 모레 제헌절에는 영남과 충청 남부까지 비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비가 내리면서 남부 지역의 극심한 더위도 한풀 꺾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수도권과 강원도는 토요일이 되어야 장맛비가 내릴 전망이라 당분간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지속될 겁니다. 결국 전국적으로 폭염이 한꺼번에 꺾이기보다는 지역별로 시차를 두고 더위가 식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상청은 장마 전선이 순차적으로 북상하면서 전국적인 더위를 식혀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다만 남부 내륙을 중심으로는 여전히 무더위가 남아있을 수 있어 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