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만든 역대급 기록
지난 8월 우리나라 수출이 983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같은 달보다 68.7% 늘어난 수치로, 8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입니다. 15개월 연속 증가세이자 최근 3개월 연속 900억 달러 돌파인데요.
이 같은 성장을 이끈 건 단연 반도체입니다. 8월 반도체 수출은 206.1% 급증한 468억 달러로, 3개월 연속 4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전체 수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 한 품목에서 나온 셈입니다.
가격이 뛰었다
한국은행의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상승 폭이 더 선명합니다. D램 수출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53.4%, 플래시메모리는 250.6% 올랐습니다. 1년 만에 가격이 3.5배가량 뛴 겁니다. 수출금액지수는 75.8%, 수출물량지수는 25.9% 상승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환율 효과입니다. 8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406.30원으로 전월보다 6.1% 하락하면서 원화 기준 수출물가는 오히려 3.7% 내렸습니다.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2.2% 올랐으니, 원화 강세가 수치를 눌러앉힌 셈입니다. 두바이유가 15.6% 오른 상황에서도 원화 기준 수입물가가 2.4% 하락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온기와 그늘
수출 호조는 교역 여건을 크게 바꿔놨습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7.1%, 소득교역조건지수는 60.0% 상승했습니다.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살 수 있는 실질 구매력이 1년 새 크게 늘었다는 뜻입니다. 무역수지도 348억 달러 흑자로 1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습니다.
다만 반도체 외 품목은 엇갈렸습니다. 석유제품(64.9%), 철강(13.4%), 무선통신기기(3.9%)는 늘었지만, 승용차는 30.1%, 자동차 부품은 10.6% 줄었습니다. 가전도 0.8% 감소했습니다. 국가별로는 중국(119.4%), 미국(89.2%), 유럽연합(14.6%), 베트남(63.4%) 등 주요 시장이 모두 두 자릿수로 늘었습니다.
반도체 쏠림이 뚜렷한 만큼, 이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