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치인 소환에 본격화된 수사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수사가 본격적인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경찰은 19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는 의혹을 받는 정치인 가운데 첫 소환 조사입니다. 전 의원은 2018년 통일교 측으로부터 현금 2천만 원과 1천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공소시효가 올해 말로 다가오는 만큼 신속한 사실관계 파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수사가 확대되면서 한학자 총재의 최측근이었던 정원주 전 비서실장도 13시간에 걸친 긴 조사를 받았고, 통일교 본산인 경기 가평 천정궁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도 진행됐습니다.
천정궁 창고의 책과 280억 원의 의문
수사의 한 축은 명품 시계와 현금의 전달 경로라면, 다른 한 축은 통일교의 대규모 자금 흐름입니다. 경찰은 천정궁 내 한 총재의 개인 금고에서 280억 원 상당의 현금을 확보해 그 출처와 사용처를 조사 중입니다. 더불어, 전재수 의원과 관련해 새로운 정황도 제기됐습니다. 통일교 내부 증언에 따르면, 교단이 전 의원의 책 500권을 1천만 원에 구매해 천정궁 창고에 쌓아뒀다가 이후 폐기했다는 것입니다.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출판사를 통한 정상적인 도서 구매였다고 해명했지만, 이 거래가 정치적 대가성 판단의 중요한 고리가 될 수 있어 경찰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만약 책 대금이 뇌물로 인정될 경우, 공소시효가 10년으로 연장될 수 있다는 점도 수사에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수사권 논란과 교단 해산 가능성까지
한편, 이번 사건은 수사 기관 간의 관할 문제도 다시 불러일으켰습니다.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의 통일교 편파수사 의혹 사건이 경찰에서 공수처로, 다시 경찰로 이첩되는 등 ‘누가 수사할 것인가’를 두고 기관 간 혼선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공수처법에 따른 수사권 한계가 불분명해 발생한 현상으로, 법조계에서는 권력형 비리 사건을 두고 기관들이 서로를 살피는 ‘눈치 싸움’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통일교 자체의 해산 가능성도 공론화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종교단체 해산 문제를 언급한 데 이어, 법인 허가 취소 시 재산이 국고로 귀속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이번 로비 의혹 수사가 교단의 운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고비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