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일” 최태원 회장의 사과와 쇄신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내놓은 한 보도자료가 데이터 신뢰성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상속세가 고액 자산가들의 해외 이민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 그 자료는 사실 확인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고, 결국 대한상의의 근본적인 신뢰도까지 흔들리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12일 공식 사과문을 내고 대대적인 조직 쇄신을 선언했습니다.
최 회장은 “데이터 신뢰성 문제는 대한상의의 존재 이유를 뒤흔드는 뼈아픈 일”이라며 “팩트체크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임원진 전원에 대한 재신임 절차를 진행하고, 당분간 상의 주관 행사를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쇄신안을 발표했습니다. 조직 문화 혁신, 전문성 확보, 대한상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 성찰도 함께 추진된다는 계획입니다.
상속세 논란, 무엇이 문제였나
논란의 발단은 대한상의가 지난달 발표한 ‘상속세가 해외 이민 증가 원인’이라는 보도자료였습니다. 자료는 영국 민간 업체 헨리앤파트너스의 조사를 인용해 고액 자산가들이 상속세 때문에 해외로 이민 간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이민 컨설팅사일 뿐 전문 조사기관이 아니었고, 원문에는 상속세가 이민 원인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로 인해 대한상의는 고의적으로 데이터를 왜곡해 정책 여론을 호도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고의적인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주권자인 국민의 판단을 흐리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경제 현상을 분석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할 법정 경제단체가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 셈입니다.
대한상의의 쇄신, 과연 가능할까
최태원 회장의 쇄신 선언은 위기 상황을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하지만 과거에도 비슷한 논란이 반복되며 대한상의의 공신력이 훼손된 적이 많았습니다. 이번 조치가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려면 조직 내부의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대한상의가 경제계 대표기구로서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데이터 생산과 검증 과정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임원진 재신임과 행사 중단이 일시적 충격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시스템 개선과 인력 전문성 강화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번 사태는 모든 공공기관과 경제단체에 신뢰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한상의의 쇄신이 성공한다면 더욱 견실한 정책 파트너로 거듭날 수 있지만, 그 길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