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주주만 누리는 프리미엄
더존비즈온의 지배권 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증시의 핫이슈로 떠올랐습니다. 글로벌 PEF인 EQT가 김용우 회장 등 지배주주들의 지분 38%를 약 1조3천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문제는 이 거래가 계약 전날 종가보다 27%나 높은 프리미엄이 적용된 가격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높은 프리미엄의 혜택은 오직 매각에 참여한 지배주주들에게만 돌아갔고, 나머지 62%의 일반 주주들은 완전히 배제되었습니다.
거래 발표 직후 더존비즈온 주가는 11.3% 급락해 8만2,800원에 마감했고, 하루 만에 시가총액 3,200억원 이상이 증발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한국거버넌스포럼은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총주주 공평대우 원칙이 무시된典型적인 사례"라고 비판합니다.
주가 폭락과 지배구조 취약성
이번 거래가 특별한 점은 회사 전체를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주주의 지분과 경영권만 이전되는 구조라는 겁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런 유형의 거래를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 추구 행위로 분류하는데요. 개정 상법 제382조의3에 따르면 이사회는 인수 실사 협조와 경영진 사임 절차 등에서 남은 주주들의 권익이 침해될 가능성을 철저히 검토해야 합니다.
더존비즈온의 지배구조가 이 같은 논란에 취약한 구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의료계 인사 2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 체제이며, 감사위원회 없이 상근감사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회사 규모에 비해 견제 장치가 매우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사회가 경영권 이전 과정에서 회사의 사업 기회 훼손 여부와 지배주주 이익과 회사 이익 충돌 가능성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개매수 요구와 해외 사례
한국거버넌스포럼은 EQT가 지배주주와 동일한 프리미엄 조건으로 일반주주 대상 공개매수를 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포럼 분석에 따르면, 만약 경영권 프리미엄 약 2,829억원을 모든 주주에게 공평하게 배분했다면 주당 매각 가격은 10만3,900원이 되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계약 전날 종가보다 10% 높은 수준으로, 오히려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EQT의 해외에서의 행보가 이번 논란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EQT는 올해 일본에서 엘리베이터 제조업체 후지텍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케어넷을 인수할 때는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는 소수주주에게도 지배주주와 동등한 가격에 주식을 매각할 기회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OECD 기업지배구조 원칙이 강조하는 '모든 주주에 대한 공평한 대우'에 부합하는 행보입니다.
제도 개선 촉구와 향후 전망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논의가 다시 불붙을 전망입니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상장사의 경영권을 인수할 때 일정 비율 이상의 지분을 의무적으로 공개매수하도록 해 소수주주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요. 한국거버넌스포럼은 국회가 이 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더존비즈온의 미래 경영 방향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회사는 현재 클라우드 기반 ERP 플랫폼 및 인공지능 전환(AX)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QT가 중장기적으로 AI·클라우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나설지, 아니면 재무구조 효율화를 우선할지에 따라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지배권 매각 논란이 회사의 장기 발전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