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의 봉쇄 끝에 풀린 호르무즈 해협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넉 달 가까이 닫혀 있던 호르무즈 해협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최근 우리 선박 4척이 잇따라 해협을 통과하며 귀환길에 올랐는데요.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있던 HMM 소속 유니버셜 글로리호를 비롯해 컨테이너선 다온호 등이 이란 측의 공식 승인을 거쳐 안전하게 빠져나왔습니다.
이번 통과로 인해 해협 안에 남아 있는 우리 선박은 18척으로 줄었습니다. 외국 선박 승선원을 포함해 총 108명의 한국인 선원이 여전히 대기 중인 상황이라 정부는 순차적인 통항 지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만 통항 여부가 전적으로 이란의 의중에 달려 있어 다음 차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선사들은 PGSA 웹사이트에 등록한 뒤 이란 측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함께 나선 구출 작전
이번 사태는 한국 선박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전쟁 발발 이후 걸프 해역에는 1,200척이 넘는 화물선이 묶여 있었고, 그 가치는 약 19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에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선원 1만 1천여 명과 선박 600여 척을 구출하기 위한 대규모 작전에 착수했습니다. 오만은 임시 항로 2개를 마련해 선박 이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란도 제한적 통행을 허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이란이 해협에 설치한 기뢰가 여전히 남아 있어 물리적 위험이 크고,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정상 수준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란이 무료 개방 기간 이후 통행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어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남아 있습니다.
통행료 논란과 한국의 선택
이란은 걸프 국가들과 회담을 추진하며 사실상의 통행료 부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강력히 반대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반대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우리 정부 역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지불 전례가 없으며, 자유무역국가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사실 이번 종전 양해각서에는 60일 동안 통행료 없이 해협을 개방한다는 조항이 담겨 있습니다. 이 기간 안에 남은 18척의 선박이 모두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충돌 변수, 그리고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해협 상황이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지금은 일시적인 숨 돌릴 틈을 얻었지만, 중동 해상 물류의 완전한 회복까지는 많은 변수가 남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