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낀 집, 최장 2029년까지 입주 미뤄
국토교통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조치를 내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했습니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사려는 무주택자의 입주 시점이 최장 2029년까지 밀릴 수 있게 된 겁니다. 유예 신청 기한이 2027년 12월 31일로 늘어난 데다,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기간까지 인정 범위에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도입된 이 제도는 임대차 계약의 잔여 기간까지만 입주를 미룰 수 있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갱신 계약 1회, 최대 2년이 추가로 인정되면서 최장 3년 3개월의 유예가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매수자는 5월 12일부터 계속 무주택을 유지한 사람으로 한정되고, 입주 후 2년 실거주 의무는 그대로 남습니다. 시행령은 10월 1일부터 적용됩니다.
집값과 전셋값이 밀어붙인 배경
배경에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수도권 주택 시장이 자리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말 대비 6.68%, 전셋값은 5.91% 올랐고, 아파트값 상승세는 86주 연속 이어지며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강북 중위가격은 10억 원을 넘어섰고,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4만 원에 달했습니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완화와 이번 유예 연장을 묶어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세입자가 있는 집은 새 주인이 바로 들어갈 수 없어 거래가 막히고, 그 사이 임대 물량까지 줄어드는 악순환을 끊겠다는 겁니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실거주 원칙은 지키면서 거래의 어려움을 보완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효과는 글쎄, 잦은 손질에 신뢰도 논란
기대와 우려가 팽팽합니다. 우리은행 남혁우 연구원은 다주택자의 매물이 원활하게 거래되며 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봤습니다. 반면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입주 지연에 따른 매수자 부담 탓에 당장 거래량이 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 3012건 가운데 실거주 유예 신청은 4.5%인 135건에 그쳤습니다. 7월보다 34.8% 줄어든 수치입니다.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이 1억 원으로 제한된 점도 실수요자에게는 걸림돌입니다.
반복되는 예외 조치가 토지거래허가제의 취지를 흐린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입주 시점이 수년 뒤로 밀리면 투기 수요 차단이라는 제도 목적이 무색해지고, 사실상 갭투자를 허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박합수 건국대 교수는 예외 확대 방식으로는 정책 일관성이 결여된다며, 토허구역 자체를 해제하는 방향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