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라인만 총출동한 이유
지난 10월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 명분은 한국전쟁 참전 기념행사였는데요. 그런데 수행단 명단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군부 핵심 인사 대신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 등 외교 라인이 앞장섰고, 공개된 영상에는 최 외무상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나란히 붙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여러 차례 담겼습니다.
국가정보원은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대목을 근거로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에 대한 의중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습니다. 유영하 국민의힘 간사는 북한이 중국과 외교적으로 논의할 사안이 사실상 북미 대화밖에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새 다리 개통 뒤 화물 통행량이 급증해 10분에 트럭 30대가 오간다는 취재 결과도 함께 전해졌습니다.
접점은 아직, 열어둔 카드는 APEC
다만 회담 성사 쪽으로 낙관할 단계는 아닙니다. 국정원은 북미가 대화 조건을 두고 아직 접점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했는데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여야 간사들이 낙관도 부정도 아닌 중립적 시각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관심은 다음 달로 옮겨갑니다.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국면이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국정원의 관측입니다. 북한이 중국에 중재 역할을 요청했을 가능성은 높지만, 중국이 김 위원장의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 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청와대는 확인해 줄 사항이 없다면서도 한미 공조 아래 유관국과 소통하며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후계 구도와 흔들리는 정보 공조
국정원은 이날 김 위원장 딸의 이름이 김주애임을 처음 공식 확인했습니다. 2022년 첫 등장 이후 공개 활동의 60%가량이 군사 분야에 집중됐고, 핵과 미사일 실무에 관여하는 모습까지 연출하며 차기 군 지도자 서사를 쌓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안보 상황도 만만치 않습니다. 북한은 29일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했는데 올해 18번째입니다. 군은 600mm 초대형 방사포 KN-25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미 정보 공조에는 금이 갔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 이후 일부 위성영상 공유가 제한된 사실이 확인됐고, 이종석 국정원장은 제한 범위가 좁아 자체 정찰 자산으로 보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