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가 선거판을 흔들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데이터센터가 뜨거운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상원 35석과 하원 435석 전원, 36개 주지사 자리가 걸린 이번 선거에서 오하이오와 텍사스,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테네시 등 5개 주는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갈등으로 들끓고 있는데요. 전기요금과 용수, 대기오염, 세금 감면을 놓고 진보 성향 환경단체부터 공화당 지지 농촌 유권자까지 불만이 번졌습니다.
폴리티코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인근 건설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1월 36%에서 10월 22%로 뚝 떨어졌습니다. 오하이오 상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후보가 공화당 현역 존 허스테드 의원을 '데이터센터의 얼굴'로 몰아세우고 있고, 텍사스에서는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신규 허가를 사실상 중단했습니다. 한때 투자와 성장의 상징이던 데이터센터가 이제는 지역 민심을 가르는 시험대가 된 셈입니다.
실리콘밸리와 백악관의 동맹, 시험대에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힘입어 성장해온 빅테크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칼시 예측시장에서 민주당의 상원 장악 확률은 74%, 하원은 90%대로 제시됐는데, 민주당이 의회를 탈환하면 청문회와 소환의 시간이 열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메타는 사상 최대인 980억달러 규모 주식 매각을 준비하며 규제와 '변화하는 여론'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서는 미국인 3명 중 2명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했고, 57%는 AI가 사회에 해롭다고 답했습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AI 전담 위원회 설치를 검토하고 있고, 버니 샌더스 의원은 데이터센터 건설의 전국적 중단까지 제안했습니다. 규제 완화의 시간이 끝나고 감독의 시간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결국 관건은 AI 수요와 외국인 수급
국내 증시도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코스피는 AI 투자 수익성 우려에 전날 2.24% 반등한 뒤 다시 2% 넘게 하락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3∼4%대 급락했습니다.
증권가는 선거 결과보다 예상과의 괴리에 주목합니다. 민주당이 양원을 모두 확보하면 빅테크 규제가 강화돼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상원 동의와 대통령 거부권 제약으로 즉시 통과되기는 어렵습니다. 양당이 의회를 나눠 가지면 정책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공화당이 양원을 유지하면 감세와 규제 완화가 힘을 얻는 대신 관세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방향이 결국 AI 수요와 외국인 수급, 반도체 기업의 실적과 현금흐름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이후 AI 관련주 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돼 추가 하락보다는 기간 조정 쪽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