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흉기가 휘둘러진 개표소 앞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진행 중인 개표소 봉쇄 시위가 14일째에 접어들면서 현장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17일 밤 10시 24분경, 30대 남성이 태극기와 흉기를 든 채 경기장 주변을 뛰어다니며 자해를 시도했고, 주변 시민들에게 큰 공포감을 안겼습니다. 다행히 출동한 경찰이 즉시 제압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해당 남성은 특수협박 혐의로 입건되었습니다.
사건 직후 SNS에서는 이 남성이 중국인 유학생이라거나 돈을 받고 자해 소동을 벌였다는 주장이 퍼졌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그는 한국인으로 확인되며 이러한 음모론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추가 사고에 대비해 순찰차를 24시간 배치하며 현장 경비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음모론에 물든 시위 현장
이번 흉기 난동은 단순한 돌발 행동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메타의 소셜 플랫폼 스레드에서는 경기장 출입문 용접 작업 영상이 인신 제사를 위한 봉쇄라는 식으로 왜곡돼 빠르게 확산되었고, 이 같은 근거 없는 주장이 현장의 불안감을 키운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참가자들은 민주당이 중국인을 무비자로 입국시키려 한다거나 조선족에게 아파트를 우선 분양한다는 등 혐오에 기반한 가짜뉴스를 외치며 고성을 질렀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위협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송파경찰서 무기고를 탈취하자는 댓글이 올라왔고, 무력 진압에 대비해 총기를 제작하자거나 A-WEB을 폭파하겠다는 협박까지 등장해 경찰이 작성자 추적에 나섰습니다. 동국대 이윤호 교수는 관심이 줄어들수록 참가자들 사이에서 극단적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며, 이는 시위 본래 목적의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풀리지 않는 교착의 고리
시위로 인한 피해는 이제 체육계와 행정까지 번졌습니다. 경기장 출입문이 막히면서 펜싱, 핸드볼, 수중 핀수영 등 다음 주 인천 국제 대회를 준비하는 종목들이 큰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심각한 우려를 표했고, 체육회는 직원 급여 지급을 위해 은행권에 협조를 요청할 정도로 업무 공백이 커졌습니다.
협상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정치권의 중재 역시 번번이 무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경찰청과 행정안전부, 국무조정실에 공문을 보내 경기장에 남은 투표함과 투표지의 안전한 이송을 위한 공권력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고려대 김윤태 교수는 요구사항이 파편화된 데다 상대가 헌법기관인 선관위라 해결 난도가 높다며, 정부가 국정조사 결과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리포트 여론조사에서는 재선거 반대가 51%로 찬성 45.6%보다 소폭 높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