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들이 정통망법에 보낸 서한
미국 공화당 소속 연방하원 의원들이 한국의 개정 정보통신망법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스콧 피츠제럴드, 대럴 아이사, 마이클 바움가트너 의원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항의 서한을 보내고 이를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는데요. 이들은 해당 법안이 온라인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허위정보에 대한 정의와 집행 방식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정치적으로 선호되지 않는 의견을 검열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미국 기업과 이용자가 헌법상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페이스북, 엑스(X),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미국 기업이 운영하는 플랫폼이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될 수 있고, 콘텐츠 삭제 요구와 과징금 부과도 가능하다고 문제 삼았습니다.
이들은 개정법이 유럽연합의 디지털서비스법을 본떠 만들어졌다며 한국이 유럽연합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동부시간 기준 8월 20일까지 법 집행 방식에 대한 브리핑 일정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차별이 아니라고 반박
이에 대해 방미통위와 외교부는 해당 법안이 특정 국가나 기업을 차별하려는 취지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사회적 폐해에 대응하고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하고 7월 7일부터 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 엑스 등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정이라는 것입니다.
방미통위는 공식 서한을 아직 접수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정식으로 받으면 관계부처와 협업하여 미 하원 법사위에 법안의 도입 취지와 기대 효과를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역시 같은 입장을 내놓으며 오해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덧붙였습니다.
쿠팡 논란과 맞물린 외교적 신경전
이번 서한은 단순히 법안의 내용을 넘어 한미 간 외교적 갈등의 연장선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 하원 법사위는 지난달 한국 정부가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업들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으며 이는 한미 무역 합의 위반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번 정통망법 항의 역시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짐 조던 등은 과거에도 쿠팡 문제를 두고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항의 서한을 보낼 만큼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이번 논란이 단순한 법안 해석을 넘어 한미 간 디지털 규제와 무역 관계를 둘러싼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정부는 서한 접수 후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고 하지만, 미 의원들이 구체적인 브리핑 일정을 요구한 만큼 향후 교섭 과정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