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들의 여름은 이례적으로 춥습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개혁 방안이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제약·바이오 저가주들이 뜨거운 여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얼어붙은 분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45거래일 내에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는데요. 여기에 코스닥 200억원, 코스피 300억원의 시가총액 기준이 더해져 동전주 기업들의 생존 압박은 한층 커졌습니다. 당연히 조아제약, 프롬바이오, 피플바이오, 노을, 샤페론 등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2027년 1월이면 시가총액 기준이 각각 300억원과 500억원으로 더 높아질 예정이라 지금의 위기감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주식병합은 숨 고르기에 불과합니다
이들 기업이 택한 돌파구는 주식병합입니다. 조아제약과 프롬바이오, 노을, 샤페론은 5대 1 병합을, 피플바이오는 2대 1 병합을 추진하며 주당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는데요. 프롬바이오의 심태진 대표이사는 자사주 매수에 직접 나서는 등 주가 방어를 위한 총력전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이런 병합은 발행주식 수를 줄이는 구조적 조정일 뿐, 기업의 시가총액 자체를 높이지는 못합니다. 당장 관리종목 지정은 피할 수 있어도, 근본적인 기업가치를 회복하는 해결책은 되지 못하는 거죠. 내년 1월부터는 코스닥 300억원, 코스피 500억원으로 시가총액 문턱이 더 높아질 예정이라 이런 숨 고르기도 오래가지 않을 전망입니다.
결국 생존은 실적이 좌우합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주식병합 이후의 행보가 각 기업의 생존을 갈라놓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아제약은 매출 대비 적자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고, 프롬바이오는 연간 700억원이 넘는 매출에도 영업적자가 지속되어 수익성 회복이 시급합니다. 피플바이오는 알츠하이머 조기진단 키트 '알츠온'의 실질적인 검사 건수 확대가 필요하고, 샤페론은 임상 파이프라인 성과와 기술이전을 통한 현금 확보가 관건입니다.
반면 노을은 다른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AI 진단 플랫폼 '마이랩'을 중심으로 말라리아 및 혈액분석 영역을 넓히며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 해외 공급망을 확대했는데요. 그 결과 지난해 매출이 51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하며 비교 기업 중 가장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결국 바이오 동전주들의 진짜 시험대는 병합 이후의 실적 개선과 구체적인 사업 성과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