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바꾼 숫자, 확정된 1조3412억
엔비디아의 네이버 투자가 최종 확정됐습니다. 네이버는 3일 정정 공시를 통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655만8435주로 확정했다고 밝혔는데요. 주당 20만4500원, 총 10억달러라는 큰 틀은 그대로인데 원화로 환산된 금액은 1조3412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이유는 환율입니다. 적용 환율이 달러당 1480.9원에서 1341.2원으로 낮아지면서 신주 수가 당초 724만1564주에서 68만3129주 줄었고, 원화 조달금액도 약 1397억원 감소했습니다. 달러 기준 투자액이 유지되는 만큼 계획 자체가 흔들린 것은 아니지만, 지분율은 4.54%에서 4.13%로 낮아지게 됐습니다.
납입일은 오는 6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27일입니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엔비디아는 국민연금과 블랙록에 이어 네이버의 3대 주주에 오르게 되는데, 취득 신주는 1년간 매각이 제한됩니다.
AI 팩토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이번 투자의 목적지는 글로벌 AI 팩토리입니다. 네이버가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을 맡고, 엔비디아가 GPU를 공급하는 구조인데요.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브룩필드와 90억달러 규모의 AI 컴퓨팅 인프라 확보 계약을 체결하며 투자 유치의 선결 조건을 채웠습니다.
구체적인 그림도 나와 있습니다. 세종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거점으로 2027년 상반기 55MW 규모 AI 팩토리를 가동하고, 2028년까지 200MW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1GW 규모의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조달 자금은 신규사업에 순차 투입됩니다. 올해 45억6000만원을 시작으로 2027년 6267억원, 2028년 이후 7098억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같은 시기, 다른 방향의 카카오
비슷한 시기 다른 플랫폼 기업의 주주 구성에서는 반대 방향의 움직임이 포착됩니다. 텐센트 계열 막시모가 카카오 주식 98만9524주를 장내 매도하면서 지분율이 지난해 말 5.97%에서 5.75%로 낮아진 겁니다. 보유 목적도 '경영권 영향'에서 '단순투자'로 바뀌었습니다.
4대 주주 지위는 유지하지만, 경영보다는 투자 자산으로서 지분을 바라보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엇갈린 행보 배경으로 AI 인프라 투자 전략과 실행 속도의 차이를 꼽습니다. 네이버가 서비스 고도화와 인프라 확충을 함께 가져가는 반면, 카카오는 기존 플랫폼에 AI를 접목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방향은 다르지 않지만, 속도와 협력 접점에서 차이가 드러나고 있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