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첩보로 막은 테러 모의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미국 정보당국이 제공한 첩보를 토대로 모스크바 남부 차리치노 박물관 보호구역을 겨냥한 테러 모의를 사전에 차단했습니다. 용의자는 러시아 국적의 10대 남성으로, 주모스크바 미국 대사관이 지난달 31일 보안 경보를 낸 지 하루 만에 체포됐습니다. 당시 박물관과 공원 출입이 통제되고 예정된 행사가 취소됐습니다.
용의자는 틱톡에 전술복을 입고 자동화기와 비슷한 물체를 든 사진을 올렸고, 박물관 사진에는 “장소를 찾았다”는 문구를 붙였습니다. 텔레그램의 네오나치 채널을 구독하고 테러 관련 검색을 반복한 기록도 확인됐으며, 주거지에서는 에어소프트건이 발견됐습니다. FSB는 미국 측 정보 덕분에 체포할 수 있었다며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했습니다.
감사와 냉각 사이
미국과 러시아의 테러 정보 공유는 처음이 아닙니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 대성당 테러 계획을 알리자 푸틴 대통령이 직접 감사를 표했습니다. 반면 2024년 3월 바이든 행정부의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경고는 푸틴 대통령이 도발로 일축했고, 이후 크로커스 시티홀 습격으로 140명 넘게 숨졌습니다.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협력의 내용보다 협력이 이뤄진 시점에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양국 정보 당국이 테러 대응 채널을 가동한 겁니다. 다만 러시아 당국은 구체적인 공격 계획과 무기 보유 여부, 범행 동기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정보 협력의 정치적 배경
외신은 이번 첩보 제공과 FSB의 공개 감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제재 완화와 관계 개선 흐름 속에서 나왔다고 분석합니다. 러시아산 경유 구매 재개 등을 두고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라 정보 협력의 배경을 둘러싼 해석도 엇갈립니다.
향후 관심은 이 같은 정보 공유가 일회성에 그칠지, 반복될지에 쏠립니다. 과거처럼 경고가 정치적으로 소비되면 협력의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지만, 이번에는 러시아가 미국의 정보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테러 대응 채널이 양국 관계의 완충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