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소비와 나눔의 기쁨
82세 배우 선우용여 씨가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푹 빠진 근황을 공개해 눈길을 끕니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플랫폼에서 접한 다양한 사연에 공감하고, 미개봉 고가 화장품이 반값보다 훨씬 저렴하게 거래되는 현장에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그는 단순히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판매자로 나서기로 결심했습니다. 자식에게조차 주지 않았던, 7년간 정성들여 만든 장미 모양 도자기 찻잔을 내놓은 거죠. 가격 제안을 받았을 때 “가격은 하나의 숫자에 불과하고 마음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 그의 태도에서, 물건을 매개로 한 소통과 나눔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당근마켓을 통해 불필요한 물건을 치우고 다른 이와 ‘상부상조’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마음
같은 날, 선우용여 씨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소신도 분명히 했습니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서의 삶에 깊은 애정을 보이며 “나는 여기서 죽을 것”이라고 말한 그는, 사후 처리에 관해선 확고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화장 후 유골을 납골당에 모시는 전통적 방식을 꺼리는 이유로 “감옥에 넣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라는 솔직한 심정을 전했죠. 그가 선택한 것은 수목장입니다. “우리 인생은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간다”며 땅, 물, 불, 바람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섬리를 강조한 그는, 울진의 산에 유골을 뿌려달라는 구체적 희망까지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한 장법 선택을 넘어, 생을 마감한 후에도 자연과 하나 되고자 하는 그의 철학적 가치관이 반영된 결정으로 읽힙니다.
하나로 이어지는 인생관
표면적으로는 중고거래에 대한 적극적 참여와 장례 방식을 둘러싼 결정이라는 상이한 소식이지만, 이 두 행보에는 일관된 선우용여 씨의 삶의 태도가 스며 있습니다.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나누는 과정을 ‘상부상조’라고 표현한 것과, 육신을 자연에 되돌려주는 수목장을 택한 것은 모두 ‘소유’와 ‘이별’에 대한 그의 유연하고 개방적인 관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1965년 TBC 무용수로 데뷔해 오랜 연예계 생활을 해온 그는, 이제 자신의 공간(동부이촌동 아파트)과 물건, 그리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몸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현재는 단순한 연예계 선배의 일상 이상으로, 인생의 황혼기에 이른 이들이 어떻게 현명하게 소비하고, 의미 있게 나누며,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