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시행 10년, 신고는 최저치인데 사각지대는 그대로

헤아머n
29개의 관련 기사

한 달 전 수정 · 2026년 9월 29일 오전 7:30

발행: 2026년 9월 28일 오후 8:18

요약 생성중...

청탁금지법 시행 10년 만에 위반 신고가 역대 최저인 1280건을 기록하며 청렴 문화 확산 성과가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선출직 공직자의 '공익적 목적' 예외 조항과 배우자 처벌 공백, 기소유예 시 과태료를 물 수 없는 처벌 역전 현상 등 사각지대가 여전합니다. 국회에서는 개정안 20건이 논의 중이며, 전문가들은 제도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청탁금지법이 시행 10주년을 맞았습니다. 2016년 '벤츠 여검사' 사건을 계기로 공직자의 금품 수수와 부정 청탁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이 법은 음식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이라는 이른바 3·5·10 원칙을 세우며 공직사회의 접대 문화를 실제로 바꿔놨는데요. 하지만 10년간 8차례 개정에도 손대지 않은 예외 조항이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성과는 뚜렷, 신고는 역대 최저

국민권익위원회가 2만4000여 개 공공기관을 점검한 결과, 위반 신고는 2018년 4386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꾸준히 줄어 지난해 1280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누적 제재 인원은 2983명이고 이 중 94.8%가 금품 수수였습니다. 국민 설문에서도 87.1%가 법 시행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요. 다만 개선 과제로는 '위반행위 적발·처벌 강화'가 61.4%로 가장 높게 꼽혔습니다.

선출직 공직자의 '셀프 면죄부'

문제는 법이 가장 큰 부정 청탁 위험에 놓인 국회의원, 지자체장, 교육감 같은 선출직 공직자에게 '공익적 목적의 고충 민원 전달'이라는 예외를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이 제정 초기부터 브로커화를 우려해 지적했지만, 8차례 개정에도 이 조항은 그대로였습니다. 실제로 김승원 의원은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혐의에서 이 예외를 근거로 기소유예를 받았죠.

배우자 규정도 허점이 있습니다. 금품을 준 사람과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는 처벌되지만, 받은 배우자 본인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사건에서 받은 쪽이 기소되지 않은 것이 대표적입니다. 또 100만원을 넘는 금품을 제공하고 기소유예를 받으면 과태료조차 부과할 수 없는 처벌 역전 현상도 드러났는데요. 115만원 상당 청탁을 한 공무부장은 제재가 없었지만, 1만1000원짜리 롤케이크를 준 실업급여 수급자는 과태료 2만5000원을 물었습니다.

개정안 20건, 보완 논의 본격화

이근우 가천대 교수는 일부 배우자에 대한 처벌 조항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이창현 외대 교수도 배우자 과태료 제도를 제안했습니다. 현재 22대 국회에서는 청탁금지법 개정안 20건이 발의돼 논의 중입니다. 법이 청렴 사회의 이정표로 자리 잡으려면 성과만큼 사각지대를 메우는 작업이 뒤따라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