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직 인건비를 지방이 떠안는 구조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최근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비상'으로 선언하면서 국가직 소방공무원 인건비 문제를 전면에 끌어냈습니다. 추 지사에 따르면, 국가직 공무원의 인건비는 원칙적으로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경기도가 1조 원이 넘는 금액을 대납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방 국가직화 이후 10년 사이 경기도 내 소방직 공무원은 1.4배로 늘었고 관련 비용은 1.8배나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인건비 약 1조 1천억 원 가운데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금액은 800억 원에 불과하고 사업경비 4천억 원 중에서도 300억 원만 지원됩니다. 결국 국가직이라는 이름 아래 지방이 비용의 대부분을 떠안는 불합리한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겁니다.
7조 원 채무와 재정 비상의 누적
이러한 인건비 문제는 경기도 재정 위기의 단면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추 지사는 지난 5일 7,700억 원 규모의 감액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며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는데요. 경기도 전체 예산 41조 원 중에서 정책적으로 자체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은 3조 5천억 원, 즉 8.4%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재정혁신TF는 이번 위기를 부동산 취득세 의존으로 인한 세입 불안정, 복지와 소방 등 의무 지출 증가로 인한 세출 경직, 그리고 경기도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재정조정 제도가 겹친 '삼중 압박'으로 진단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세수가 줄어든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쌓여 온 구조적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결과입니다.
구조적 난제를 둘러싼 책임 공방
재정난의 원인과 책임을 두고는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전임 경기도지사 시절 지역화폐나 재난지원금 등 무분별한 현금 살포 정책이 이번 위기의 근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측은 최근 3년간 세입 추계가 통계 원칙을 무시한 채 부풀려졌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추 지사는 복지 확대가 아니라 도민 증가와 낡은 세수 구조가 본질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고준호 전 경기도의원은 추 지사가 책임을 외부로 돌리고 있으며 7조 원대 채무와 감액 추경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먼저 의전이나 홍보 예산부터 삭감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누구의 탓이든 경기도의 재정 둑이 무너진 건 사실이며 근본적인 세입 구조 개혁 없이는 돌파구를 찾기 어려워 보입니다.
추미애 지사는 법인지방소득세 공동 세원화 등 세입 구조 개편을 추진하며 위기 극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정부와의 재정 분담 재조정, 그리고 정치권의 합의 없이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